손흥민(28)은 살아나지 못했고, 소속팀 토트넘은 중위권으로 내려앉았다. ‘부상병동’ 토트넘에서 그나마 믿을 만 한 공격자원인 손흥민이 결정적 기회를 놓친 데 따른 비판 여론도 매섭다. 조제 모리뉴(57) 감독도 다음시즌 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 진출을 장담하긴 어렵게 됐다.
토트넘은 12일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20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22라운드 홈 경기에서 호베르투 피르미누(29)에게 결승골을 내주며 리버풀에 0-1로 패했다. 이번 시즌 무패(20승1무) 행진으로 독주하고 있는 리버풀과 대결이었다지만, 충분히 무승부 이상의 결과를 끌어내 하락세를 끊어낼 수 있었기에 아쉬움은 더 컸다.
영국 현지 언론들은 이날 손흥민의 움직임에 대해 혹평을 쏟아냈다. 이른바 ‘홈런슛’ 상황을 포함해 결정적 기회를 여러 차례 살려 내지 못한 탓이다. BBC 인터넷판은 “시간이 지날수록 토트넘 경기력이 좋아졌고 골 기회도 있었지만 손흥민이 무산시켰다”고 평가했다. 축구통계 전문 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손흥민에게 토트넘 선발 선수들 가운데 3번째로 낮은 평점(6.4점)을 매겼다.
이날 왼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뛴 손흥민은 실제로 여러 차례의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특히 후반 활약이 아쉬웠다. 후반 15분 크리스티안 에릭센(28)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오른발 땅볼 슈팅을 날렸으나 골대 오른쪽으로 향했다. 후반 29분에는 루카스 모우라(28)가 전진패스로 골과 다름없는 상황을 만들어줬지만 손흥민의 오른발 슈팅은 골대 위로 벗어났다. ‘홈런슛’ 오명을 얻은 순간이다.
손흥민은 이날 경기를 통틀어 4차례 슈팅을 시도했는데, 이중 유효슈팅은 경기 종료 직전 오른발로 감아 찬 슈팅 한 차례뿐이었다. 이마저도 리버풀 골키퍼 알리송 베커(28) 품에 폭 안길 정도로 위력이 없었다. 토트넘은 끝내 전반 37분 피르미누에 허용한 상대 선제골을 따라잡지 못하며 승점 3점을 내줬다.
20승1무의 ‘무패 선두’(승점 61)를 달리게 된 리버풀과 2위 레스터시티와 승점 차는 16점이다. 반면 정규리그 2연패를 기록하며 8승6무8패(승점30)가 된 토트넘은 6위에서 8위(8승 6무 8패ㆍ승점 30)로 내려앉았다. 선두와 승점 차는 두 배 이상 벌어진 데다, 다음시즌 UCL 진출권 확보 마지노선인 4위 자리와도 멀어졌다. 4위 첼시(승점 39)와 승점 차는 어느새 9점 차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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