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설레발, 멍청한…” 北이 ‘중재자 역할’ 폄하해도 꿋꿋한 청와대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설레발, 멍청한…” 北이 ‘중재자 역할’ 폄하해도 꿋꿋한 청와대

입력
2020.01.12 20:30
6면
0 0

 김계관 ‘끼어들지 말라’ 경고… 문 대통령 노력에 ‘찬물’ 불구 ‘남북관계 과거 회귀 안 돼’ 의지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 신화통신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 신화통신

청와대가 북미 비핵화 대화의 중재자 역할을 하려는 것과 관련해 북한으로부터 또 다시 ‘퇴짜’를 맞았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은 11일 담화에서 “끼어들었다 본전도 못 챙기는 바보 신세가 되지 않으려거든 자중하고 있는 것이 좋을 것” 이라는 노골적 경고 메시지를 남측에 보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7일 신년사에서 “북미 대화의 교착 속에서 남북관계의 후퇴까지 염려된다”고 언급하는 등 새해 들어 남북의 독자적인 공간 확보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지 나흘 만이었다.

북한은 김계관 고문 명의의 담화에서 “조미(북미) 사이에 다시 대화가 성립되자면 미국이 우리가 제시한 요구 사항들을 전적으로 수긍하는 조건에서만 가능한 상황”이라고 밝혀 우리 정부가 끼어들 여지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북한은 특히 남측을 향해 “호들갑” “주제넘은 일” “멍청한 생각” 등의 거친 표현을 동원해 당사자이자 중재자, 촉진자로 역할을 하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구상을 깎아 내렸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미국에서 열린 한ㆍ미ㆍ일 고위급 안보협의를 마치고 10일 귀국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보내는 생일 축하 메시지를 들고 왔다. 청와대는 이에 대해 적지 않은 기대를 품었지만, 김 고문이 “설레발을 치고 있다”고 날선 반응을 보이면서 ‘산통’이 깨졌다.

김 고문의 담화는 북미 비핵화 대화의 돌파구를 만들려 애쓰는 문 대통령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 됐다. 청와대는 그러나 12일까지 김 고문 담화에 대한 공식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 고문 담화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입장이 없다”고 답했다. ‘남북관계의 시계바늘을 거꾸로 돌릴 순 없다’는 문 대통령의 확고한 의지가 반영된 의도적 침묵으로 해석됐다.

북한의 반응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할 수 있는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 청와대의 기류다.청와대 한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ㆍ평화를 절대 포기할 수 없다. 남북관계와 관련해 과거로 되돌아가진 않겠다’는 생각이 확고하다”며 “그런 만큼 곁눈질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14일 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에서 내놓을 대북 메시지의 수위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7일 신년사에서 금강산ㆍ개성 등 대북 관광 문제를 비롯해 남북 철도ㆍ도로 연결,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 추진 의사를 천명한 만큼, 이를 현실화하는 묘안을 찾고 있다. 유엔과 미국의 대북 독자 제재 해제를 유도하거나, 현행 제재 틀 안에서 남북 경협 사업을 실행할 수 있는 ‘창의적 해법’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