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12일 한국 대법원의 강제동원 배상판결로 압류된 일본 기업의 한국 내 자산이 현금화할 가능성에 대해 “그것은 한일 청구권 협정에 명확하게 위반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사전 녹화를 통해 이날 오전 방송된 NHK ‘일요토론’에 출연해 “그러한 행위를 하지 않는다는 약속 하에 한일관계를 구축해 왔다. 한일(관계)의 기초인 한일 기본조약과 청구권 협정을 우선 확실히 지킬 것을 강하게 요구하고 싶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또 “한일 청구권 협정이 지켜지지 않는, 국가 간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 상황을 확실히 바꾸도록 할 필요가 있다”며 “국가 대 국가로 교제하는 데 있어 약속을 준수하지 않으면 교제할 수 없으니 그런 계기를 확실히 만들어 달라고 강하게 요구하고, 앞서 (한일) 정상회담에서도 그것을 말씀 드렸다”고 덧붙였다.
그는 중국 청두(成都)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지난달 23일과 정상회담에서도 “나라와 나라의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안 된다”고 밝혔다. 강제동원 배상은 1965년 체결한 한일 청구권 협정 등에 따라 완전히 해결됐으며 대법원 판결로 일본 기업의 자산을 압류, 현금화하는 것은 국제법 위반이라는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는 셈이다.
다만 그는 한일관계에 대해 “문제가 있을수록 더욱 대화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나는 한일관계를 어떻게든 개선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는 입장도 밝혔다.
북한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비핵화를 위한) 북미 프로세스를 지지한다”며 “납치·핵·미사일 등의 문제를 포괄적으로 해결하고 불행한 과거 문제를 청산해 관계를 정상화한다는 평양선언(2002년 9월)에 따른 방침에는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또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문제 해결과 관련해 “일본 독자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여러 문제의 해결을 위해 조건 없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마주할 결의를 갖고 있다”고 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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