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수도 테헤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로하니 대통령은 11일 이란군이 오인으로 인해 우크라이나 항공 소속 여객기를 격추한 것과 관련, 피해국인 캐나나와 우크라이나 정상과 전화 통화를 갖고 깊은 유감과 사과의 뜻을 전했다.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항공 소속 여객기 격추와 관련해, 11일(현지시간) 피해국인 캐나다와 우크라이나 정상과 통화를 하고 깊은 유감과 사과의 뜻을 전했다. 이란 대통령실은 로하니 대통령이 이날 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에게 깊은 유감과 사과의 뜻을 전달하고,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밝혔다.

로하니 대통령은 이어 "사건 조사를 위해 국제적 규범 안에서 어느 나라든 협력하길 원한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미국의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살해를 거론하며 "모두 법을 지켜야 중동의 평화와 안정이 유지되는 만큼 미국의 중동 개입은 멈춰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여객기 격추 사건으로 피해자 176명 중 캐나다 국적자는 63명이다. 대부분이 이란계로 이란과 캐나다 국적을 동시에 보유한 이중국적자다. 캐나다는 앞서 2012년 이란이 시리아 정부를 지원하고, 이스라엘을 위협하며 이란에 주재하는 자국 외교관의 신변이 위험에 처했다면서 이란과 단교했다.

이날 정상 간 통화는, 이란이 사고 사흘 만에 “적기로 오인했다”며 격추 책임을 인정하고 난지 몇 시간 만에 이뤄진 것이다. 전화 통화 후 기자회견에 나선 트뤼도 대통령은 “민항기 격추는 끔찍한 일”이라며 “긴장이 고조된 순간에도 이런 일이 일어나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은 모든 책임을 저야 한다”면서 희생자 176명의 가족을 위한 정의를 촉구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도 전화를 걸어 "이번 여객기 참사에 연루된 모든 이가 법의 심판을 받도록 하겠다"라며 "이번 일은 이란군의 실수로 벌어졌다는 점을 전적으로 인정한다"라고 사과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로하니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 희생자 11명의 시신을 19일까지 인도해 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이란혁명수비대는 8일 새벽 테헤란 이맘 호메이니 공항을 이륙한 우크라이나 항공 여객기를 미국이 쏜 순항미사일로 오인해 지대공 요격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시인했다. 이로 인해 탑승자 전원이 사망했다. 여객기가 추락한 뒤 미국 등 일부 서방 국가들은 이란군이 실수로 격추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으나, 이란은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나 이날 사고 사흘 만에 입장을 뒤집고 사건 책임을 인정하고 나섰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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