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해외에서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영화의 다양한 해외 포스터도 화제가 되고 있다.
11일 CJ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기생충’은 현재까지 총 42개국에서 개봉했다. 각국에서는 기존 포스터에 새로운 문구를 추가하기도 하고 새롭게 변형한 포스터를 만들기도 한다..
프랑스와 스위스, 독일 등지에서는 김상만 감독이 디자인한 기존 포스터에 ‘침입자를 찾아라’라는 문구를 넣었다. 브라질에서는 박 사장(이선균)이 아내인 연교(조여정)에게 귓속말을 하는 가운데 아래 테이블에 기택 가족 네 명을 넣은 포스터를 썼다.
홍콩과 마카오는 기존 포스터에 ‘상류기생족’이라는 제목과 함께 ‘가난이 막다른 길은 아닐 수 있다’라는 문구를 넣었고, 호주 뉴질랜드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말레이시아는 ‘잘못된 가족’, 헝가리는 ‘공격받은 장소’라는 문구를 사용했다. 일본에서는 ‘반지하의 가족’이라는 부제를 붙였다.
프랑스에선 박 사장네 가족과 기택네 가족을 위아래로 대비시킨 포스터를 내걸었다. 또 일부 포스터는 영화에 나오는 수석 등 독특한 이미지를 사용하기도 했다.
예술성에 초점을 맞춘 아트 포스터들도 화제다. 프랑스 배급사인 조커스 필름은 최근 ‘기생충’의 미국 골든 글로브 최우수 외국어영화상 수상을 축하하며 아티스트와 협업한 포스터를 공개했다. 기택네 반지하 집과 박 사장의 집이 한 건물의 아래층과 위층으로 표현됐고 기택네 집은 거의 물에 잠겨 있다. 박 사장 가족은 집 안에서 평화로운 모습이지만 기택네 가족은 위태롭게 건물에 매달려있거나 물에 다리가 잠겨 있다.
미국 배급사 네온은 현지 개봉 후 또 다른 협업 포스터를 공개했다. 기택 머리 부분에는 박 사장 집이, 몸통 부분에는 반지하 동네가 거꾸로 들어가 있는 포스터다. 이 이미지는 미국에서 발매되는 사운드트랙(OST) 앨범에도 쓰였다.
내달 영국 개봉을 앞두고 영국 배급사가 공개한 포스터도 눈길을 끈다. 박 사장 집의 곳곳을 9개 화면으로 분할해 나타낸 것 같은 이 포스터는 한 칸에서 다른 칸으로 이어지는 계단을 통해 수직 이미지를 나타냈다. 또 테이블 밑에는 오스카상 트로피를 숨겨놓은 재치까지 보여줬다. 이는 ‘기생충’의 아카데미 수상을 기원하는 뜻으로 읽힌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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