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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 치매 예방하려면…‘진인사대천명’ 지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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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 치매 예방하려면…‘진인사대천명’ 지켜라!

입력
2020.01.14 04:0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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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동·식습관 등 건강한 습관만 지녀도 34% 줄어 

치매는 운동·식습관 등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해도 34%나 줄어들기에 40~50대부터 예방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것이 좋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치매는 운동·식습관 등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해도 34%나 줄어들기에 40~50대부터 예방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것이 좋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커피를 하루 2잔 이상 마시면 뇌에 알츠하이머병(노인성 치매) 유발 물질(베타 아밀로이드)이 적어진다’ ‘미세먼지를 많이 마실수록 학습능력과 기억력이 떨어진다’ ‘하룻밤만 제대로 자지 못해도 알츠하이머병 관련 특정 단백질(타우)이 크게 늘어난다’ …

치매 관련 뉴스는 언제나 화제다. 근본 치료제가 없는 데다 오해와 편견으로 제대로 치료ㆍ관리 되지 않아 ‘치매공포증(dementia-phobia)’까지 생겼기 때문이다. 국내 치매환자는 현재 76만명으로 2024년에는 100만명 2034년 15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경도인지장애라면 5년 후 50%가 치매 

치매는 뇌 신경세포가 손상돼 기억력·언어능력·판단력·수리력·시지각력·시공간구성능력·실행기능장애 가운데 2가지 이상의 인지기능 장애로 일상생활을 할 수 없을 때를 말한다.

알츠하이머병은 뇌 세포 노화로 생기는데 전체 치매의 71.5%나 될 정도로 대표적인 치매다. 혈관성 치매(16.8%)는 뇌의 혈액 순환장애로 생기는데 고혈압·당뇨병·이상지질혈증 같은 만성질환, 우울증, 운동 부족, 스트레스가 주원인이다. 이밖에 파킨슨병·뇌졸중·갑상선기능저하증·뇌종양·신경계 감염 등 100가지가 넘는 질환이나 약물 때문에 치매가 생긴다.

하지만 근본적인 치료제도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치매 원인물질(아밀로이드 단백) 생성을 억제하고 이미 만들어진 원인물질을 제거하는 방법(알츠하이머 백신 주사, 아밀로이드 단백에 대한 항체 주사)이 연구 중이다. 김희진 한양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항체 주사는 연구가 중단된 백신 주사보다 안전해 여러 치료제가 3상 임상을 진행 중이라 조만간 결과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치매 단계는 ①경도인지장애 ②초기 치매 ③중등도 치매 ④중증 치매 등으로 나뉜다. 경도인지장애는 단기 기억장애가 지속되는 단계다. 항산화물질·오메가-3 등 뇌 건강에 좋은 음식을 먹으면 병 악화 예방에 도움이 된다. 저녁에 하루 동안 있었던 일을 기록하고, 내일 약속과 모임을 점검한다. 새로운 공부나 취미활동을 시작하는 것도 좋다. 대화할 때는 정확한 단어를 쓰도록 한다. 김어수 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경도인지장애는 1년에 10명 중 1명 정도가 치매로 이어지면서 5년이 지나면 50% 정도가 치매가 된다”고 했다. 어떤 노인에게 기억장애가 있을 때 치매가 될지 여부가 ‘반반’이라는 뜻이다.

초기 치매는 기억력 저하가 심해지는 단계로, 사회생활을 독립적으로 수행하기 어렵다. 그래도 스스로 좋아하는 음식·옷·음악 등을 선택하게 한다. 익숙한 생활환경에서 사진을 이용해 기억을 자극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매일 스스로 약을 챙겨 먹게 하고, 간단한 요리·집안일·통화 등 익숙한 일을 하게 한다. 행복했던 순간을 자주 이야기한다.

중등도 치매는 과거 반복적으로 학습한 것만 기억하고 새로운 것은 금방 잊는다. 옷 입기, 청결 유지에 도움이 필요하다. 이 때는 몸의 통증과 불편함을 말할 수 있게 신체 명칭을 숙지하게 한다. 자주 다니는 곳은 혼자 다니게 하되 주변에 미리 도움을 청해 둔다. 익숙한 활동을 이용해 단어 찾기·기억·언어 훈련을 한다. 필요하거나 바라는 것을 몸·손동작으로 표현하게 한다.

중증 치매는 사람만 알아 보고, 단편적인 사실만 기억한다. 자주 대소변을 지린다. 이때도 신체 명칭 숙지 훈련을 지속한다. 필요한 것을 몸·손동작으로 표현하게 한다. 단어 찾기·기억·언어 훈련을 지속하며, 잘 하지 못해도 일을 계속할 수 있게 한다.

최호진 대한치매학회 홍보이사(한양대구리병원 신경과 교수)는 “나이가 들수록 기억력 등 인지기능이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그렇다고 모두 치매는 아니다”라며 “인지기능에 문제 있으면 진단을 받아 정확한 병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진땀나게 운동하고, 적당히 술 마셔야 

치매는 성인병 위험인자만 조절해도 병을 늦출 수 있다. 뇌의 다양한 인지기능을 자극할 수 있는 인지중재훈련 프로그램을 병행하면 더 효과적이다.

대한치매학회의 일상예찬 프로그램 속 미술치료 등이 대표적이다. 보건복지부의 ‘치매예방수칙 3·3·3’운동, ‘진인사대천명’ 운동을 생활 속에서 실천하면 좋다. 치매예방수칙 3·3·3 운동은 △3가지 권장(운동ㆍ식사ㆍ독서) △3가지 금지(절주ㆍ금연ㆍ뇌손상 예방) △3가지 행동(건강검진ㆍ소통ㆍ치매 조기발견) 등이다.

‘진인사대천명’ 운동은 △[진]땀나게 운동하고 △[인]정 사정없이 담배를 끊고 △[사]회활동을 많이 하고 △[대]화와 대인관계를 많이 하고 △[천]박하지 말고 적당히 술을 마시고 △[명]을 길게 하는 항산화 성분과 오메가-3가 많이 든 음식을 먹자는 것이다.

김기웅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치매는 운동·식습관 등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해도 34%나 줄어들기에 40~50대부터 예방에 적극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치매 단계와 상관없이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환자가 보호자에게 이해와 지지를 받는다고 느끼게 하는 것이다. 머리 중심에 위치하며 감정 조절을 맡는 변연계는 가장 원시적이며 가장 오래 보존된다.

인간은 인지기능이 발달하기 전부터 본능적으로 감정을 느낀다. 치매일 때 인지기능 변화는 늦게 배우고 늦게 체득한 것부터 사라지고, 오래된 기억과 감정을 끝까지 보존된다. 그래서 치매 환자는 나를 지지해 주고 공감해주는 사람에게 호감을 나타내고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 공격적이거나 의심을 한다.

김승현 대한치매학회 이사장(한양대병원 신경과 교수)은 “치매 환자와 감정적인 교류를 하지 않고는 환자를 적절히 관리할 수 없다”며 “비정상적인 행동을 하는 치매 환자에게 ‘당신 편입니다. 당신을 이해하고 지지합니다’라는 감정적 믿음을 갖고 대처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

 [치매 예방 위한 인지건강 수칙] 

1. 매일 운동하자

규칙적으로 운동하면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확률이 31% 낮아진다. 매일 하면 80%까지 줄어든다. 많이 걸을수록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는 사실도 기억하자.

2. 담배는 과감히 끊자

30년 정도 흡연하면 알츠하이머병 위험이 250% 증가한다. 여성은 더 좋지 않다. 금연 후 6년이 지나면 인지장애 확률이 41% 감소한다.

3. 다리 아프고 무릎 아파도 활발히 사회 활동하자

가족·친척·친구를 자주 만날수록 치매 위험이 낮아진다. 한 달에 한 번 보면 15%, 매일 만나면 43% 낮아진다. 사회활동과 여가활동을 늘려도 좋다. 여행을 자주 가거나 영화·연극·전람회를 정기적으로 관람하면 치매 위험이 40% 낮아진다. 친목·종교활동을 하면 치매 위험이 15% 낮아진다.

4. 적극적으로 두뇌활동하자

수동적 정신활동, 즉 텔레비전을 시청하는 것은 인지장애 위험을 10% 늘린다. 책을 읽거나 새로운 것을 배우는 걸 좋아하면 인지기능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5. 술을 끊고 또렷한 정신으로 생활하자

금주를 선언하면 자연스럽게 술을 줄일 수 있다. 하루 이틀에 1~2잔 마시는 정도는 혈관성 치매 위험을 낮추지만 ‘적당한 음주’는 실천하기 어렵다. 1~2잔만 마신다는 게 매일 1~2병이 되는 것이 다반사다. 차라리 술을 끊는 게 치매 예방의 지름길이다.

6. 뇌 건강에 좋은 음식 챙겨 먹자

생선을 자주 먹으면 알츠하이머병 위험이 70% 낮아진다. 채소·과일·우유 등도 머리 건강에 좋다. 충분한 수분섭취는 일상에서 실천하기 아주 쉬운 일이지만 매우 유익하다. 육류섭취를 줄이고 체중을 관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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