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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일 격추설 확산에… 이란 “美 보잉 조사 참여하라” 초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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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일 격추설 확산에… 이란 “美 보잉 조사 참여하라” 초청

입력
2020.01.10 16:40
수정
2020.01.10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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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이란 테헤란 이맘호메이니 국제공항에서 이륙한 직후 추락한 우크라이나항공 소속 보잉 737-800 사고 현장. 테헤란= AFP 연합뉴스
8일 이란 테헤란 이맘호메이니 국제공항에서 이륙한 직후 추락한 우크라이나항공 소속 보잉 737-800 사고 현장. 테헤란= AFP 연합뉴스

이란이 176명이 숨진 우크라이나항공(UIA) 소속 보잉 737-800 여객기 추락사고 조사에 미국 보잉사도 초청했다. 미국과의 군사적 대치가 극에 달한 상황에서 최대한 자체적으로 조사하겠다던 게 기존 이란의 입장이었다. 하지만 캐나다와 미국 등이 사고 원인으로 ‘이란 미사일 피격설’을 들고 나오면서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자 조사 과정을 개방키로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란 외교부는 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와 보잉사를 조사에 참여하도록 초청했다고 밝혔다. 압바스 무사위 외교부 대변인은 국영 IRNA 통신과 인터뷰에서 “이번 사고로 자국민이 사망한 국가는 어디든지 전문가를 파견해 조사에 참여할 수 있다”며 조사 과정을 개방해 불필요한 오해를 쌓지 않겠다는 점을 피력했다. 이번 사고를 구체적 기준과 국제미간항공기구(ICAO)의 규범에 따라 조사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실제 캐나다 수송안전위원회(TSA)는 이 같은 이란의 참여 요청에 따라 현장 방문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사고는 이란군이 이라크 내 미군기지에 미사일을 발사한 지 수시간 뒤 일어나는 바람에 사고 발생 직후부터 피폭설이 제기됐다. 군사적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테헤란 부근에 항공기가 레이더에 포착되자 반격하러 침투한 미군 전투기로 오인해 격추했다는 가설이다. 초반에는 별다른 증거가 없었고 당시 이란 정부가 기계적 결함의 가능성이 높다고 발표해 ‘음모론’에 머무는 듯했으나 이날 미국과 캐나다, 영국 정부가 잇따라 이란이 잘못 쏜 지대공 미사일에 사고 항공기가 피격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을 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캐나다 정보당국과 동맹국들로부터 다수의 정보를 확보했다”며 “이들 증거는 우크라이나 여객기가 이란의 지대공 미사일에 맞아 추락했다는 것을 보여주지만 고의는 아니었을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이란 정부는 이를 부인했지만 짙어지는 의혹에 사고 조사 과정을 공개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전날까지도 이란은 추락 당시 정보를 담은 블랙박스를 미국 보잉사나 미국 연방항공청(FAA) 등에 넘기지 않겠다고 해 미국과 신경전을 벌였다.

8일 오전 테헤란 이맘호메이니 국제공항에서 우크라이나 키예프로 가기 위해 이륙한 우크라이나항공 여객기가 이륙 직후 추락해 167명의 승객과 9명의 승무원 등 176명 전원이 숨졌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이란인 82명, 캐나다인 63명, 우크라이나인 11명, 스웨덴인 10명, 아프가니스탄인 4명, 독일인 3명, 영국인 3명이 각각 포함됐다고 밝혔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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