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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용 “트럼프의 김정은 생일 축하 메시지, 北에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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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용 “트럼프의 김정은 생일 축하 메시지, 北에 전달”

입력
2020.01.10 20:00
수정
2020.01.11 00:14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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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美서 트럼프와 ‘깜짝 면담’… 북미대화 유화 메시지 주목

한미일 안보협의 중 트럼프가 연락해와… “파병 직접 언급 안해”

한미일 고위급 안보 협의를 위해 백악관을 방문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1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영종도=연합뉴스
한미일 고위급 안보 협의를 위해 백악관을 방문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1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영종도=연합뉴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1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생일 축하 메시지가 한국을 통해 북한에 전달됐다고 밝혔다. 미국 발(發) 유화 제스처여서 새해 초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다시 파란 불이 들어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한ㆍ미ㆍ일 고위급 안보협의회를 위해 미국을 방문했던 정 실장은 이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면서 8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 면담 당시 발언을 전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 생일(1월 8일)을 기억하고, 생일 덕담 메시지를 문재인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전달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며 “어제 적절한 방법으로 그런 메시지가 (북측에) 전달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미 양국이 지난해 12월 말폭탄을 주고 받으며 긴장을 높였던 대치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먼저 우호 메시지를 전한 셈이다. 북한도 연말 노동당 중앙위원회 7기 5차 전원회의를 통해 ‘새로운 전략무기’ 개발 및 미국과의 대결을 언급했지만, 이후에는 미국에 대한 직접적 비난이나 군사 도발은 자제하고 있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 덕분에 북미대화 재개를 위한 우호 분위기가 조성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정 실장은 또 방미 기간 문 대통령이 신년인사 및 신년사를 통해 밝힌 남북협력 관련 5대 의제도 미국과 협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대북제재 속에서 남북 간 협력으로 풀 수 있는 방안이다. 정 실장은 “한반도 비핵화 문제의 해결, 한반도에서의 항구적 평화 정착 방안과 관련해 미측과, 또 한미일 삼국 간, 매우 긴밀한 협의를 가졌다”며 “매우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다만 백악관이 밝힌 대로 면담이 ‘짧게(briefly)’ 이뤄졌고, 트럼프 대통령 면담 자리에 기타무라 시게루(北村滋)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 등도 배석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여러 현안을 깊이 있게 이야기할 수는 없었을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정 실장은 같은 날 미국 대북특별대표인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도 만났다.

트럼프 대통령 면담은 예고 없이 이뤄졌다. 백악관에서 3국 협의회가 열리던 도중 트럼프 대통령이 “좀 보자”며 연락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ㆍ안보 현안 협의를 위해 정 실장은 미국을 자주 찾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만나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이에 따라 미국이 북한 문제는 물론 한미 안보 현안 때문에 정 실장 등을 면담하고 이를 공개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특히 미국이 이미 여러 채널로 호르무즈해협 한국군 파병을 요청해왔던 만큼, 트럼프 대통령이 ‘조속한 결단’을 압박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전쟁 위기를 가까스로 면하기는 했지만,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중동 지역 정세는 여전히 미국의 최대 현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 실장은 “우리 파병 문제에 대한 직접적 언급은 없었다”고 선을 그으면서 “현재 중동 상황에 대한 미측의 상세한 브리핑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우리 국민ㆍ기업의 안전을 보호하고, 호르무즈해협 인근의 자유항해, 안전을 위한 국제적 노력에 우리가 기여하는 방침을 세웠다”며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인지에 대해선 아직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호르무즈 파병 문제를 신중히 검토한다는 기존 정부 입장과 큰 차이는 없지만, 미국 입장을 확인한 만큼 곧 결정이 내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타결 임박설’이 나오는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관련 논의도 정 실장 방미 기간 중 이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한미는 14~15일 미국 워싱턴에서 6차 회의를 열 예정인데, 양측 모두 ‘이견이 좁혀지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미국이 금액을 낮추고 한미동맹 기여 부분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타결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정 실장은 귀국 직후 문 대통령에게 트럼프 대통령과의 면담 내용을 비롯, 방미 결과를 보고했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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