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의 남자’로 불리는 윤건영(51) 전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이 청와대를 떠나 홀로서기에 나섰다. 2009년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기획위원을 시작으로 문 대통령 곁을 지킨 지 10년여 만이다. 그는 6일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저 자신을 온전히 세우는 일”이라고 선언했고, 21대 총선 서울 구로을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국민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윤 전 실장은 1998년 서울 성북구의회 의원에 당선되며 일찌감치 정치를 시작했다. 하지만 총선 도전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무현 정부 때는 정무비서관으로 소임을 마칠 때까지 5년을 꼬박 청와대를 지켰다. 이후 문 대통령의 ‘복심’으로 언제나 정치 중심에 서 있었지만 복심이란 타이틀은 번번히 자기정치를 할 수 없게 하는 족쇄가 됐다. 2012년 19대 총선 때는 정치초년병이던 문 대통령의 부산 사상 선거 승리를 위해 뛰어야 했다. 2015년에도 당시 안철수 전 대표 측을 중심으로 ‘친문패권주의’ 공세가 이어지자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였던 문 대통령이 통합을 호소하며 측근인 윤 전 실장 등의 불출마를 결정했다. 문 대통령은 이때 윤 전 실장의 날개를 꺾은 일을 지금까지도 마음의 빚으로 여긴다고 한다.
윤 전 실장이 홀로서기에 성공한다면 청와대와 여의도를 잇는 가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출범 직후 김경수 현 경남지사가 맡았던 역할이다. 비록 초선이지만, 정권 전반기 국정 현안 전반을 조율했던 역량까지 더해져 단숨에 중량급 정치인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 물론 당내 공천 경쟁과 본선에서 야당의 표적 공천 등 거센 도전을 모두 이겨내야 한다. 계급장 떼고 맞붙어야 하는, ‘윤건영 정치’의 본격적인 개막을 알리는 공이 이제 막 울린 것이다.
이동현 기자 nani@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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