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말들을 보면 과학에서 유래한 말들이 의외로 많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차원(次元)은 공간에 있는 점의 위치를 표시하는 데 필요한 좌표의 수를 이르는 말이다. 직선은 기준점으로부터 x축, 1개의 좌표로 한 점의 위치를 표현할 수 있어 1차원이고 평면은 x축과 y축, 2개의 좌표로 한 점을 표현할 수 있어 2차원이며 입체는 x축, y축, z축, 3개의 좌표로 한 점을 표현할 수 있어 3차원이다. 또한 4차원은 3차원의 공간과 1차원의 시간을 합친 시공간의 개념인데, 상대성 이론에서 시간과 공간을 합쳐 4차원인 시공간의 개념을 만들어 낸 것이다.
그런데 언중들은 일상 대화에서 차원을 생각이나 행동의 수준을 이르는 말로 주로 사용해 1차원은 생각이나 행동이 단순한 수준임을 말할 때 사용하는 반면 4차원은 생각이나 행동이 일반적인 수준으로는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움을 말할 때 사용한다.
승화(昇華)는 드라이아이스에 열을 가하면 표면의 분자들이 자유롭게 풀려나 액체의 단계 없이 이산화탄소 기체로 바뀌는 것처럼 고체가 액체 단계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기체 상태로 변하는 현상을 말한다. 그런데 승화는 실제 언어생활에서 ‘미움이 화해의 감정으로 승화되었다’처럼 어떤 현상이 더 높은 상태로 발전하는 것을 이르는 말로 사용되고 있다.
구심(求心)은 달이 공전할 때 지구의 중력 때문에 지구를 중심으로 원에 가까운 궤도를 도는 것처럼 회전하는 물체가 중심을 향하여 가까워지려고 하는 작용을 말한다. 구심은 일상 언어에서 ‘구심점’이라는 표현으로 많이 사용되는데, ‘그 조직은 구심점이 없어 지리멸렬하고 말았다’처럼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사람이나 단체’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 사용되고 있다.
유지철 KBS 아나운서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