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하는엄마들 “경력단절, 개인 실패 아닌 정치 실패”
“여당 인식수준 저급…이해찬 대표 사과하라”
이해찬 대표(왼쪽)와 '인재영입 6호' 홍정민 대표(가운데)가 9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 6호 기자회견에서 기념촬영 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시민단체 ‘정치하는엄마들’이 경력단절과 관련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발언을 문제 삼으며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정치하는엄마들은 9일 “‘82년생 김지영’에게 ‘노오력’을 요구한 이해찬 대표는 당장 사과하라”는 내용의 긴급 논평을 냈다.

이들은 “이해찬 대표와 민주당에 묻는다. 경력단절이 개인의 노력으로 극복해야 하는 문제이고, 경력단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여성들은 열심히 하지 않아서라고 정녕 바라보고 있단 말인가”라며 “우리 모두는 경력단절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과도한 노동시간, 일과 가정의 균형을 어렵게 만드는 사회 풍토, 양육자가 스스로 아이를 돌보기 힘든 구조에 닿아있음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

정치하는엄마들은 민주당이 영입인재 6호로 영입한 홍정민 로스토리 대표를 경력단절의 문제를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인물이라고 표현하며 경력단절 여성이 처한 현실을 꼬집었다. 이들은 “(홍 대표는) 소위 일류 대학과 굴지의 기업에서 근무한 이력을 지녔음에도 육아를 위해 회사를 그만둔 뒤에는 새로운 일자리를 찾는 것이 어려워지자 독학으로 사법시험에 도전해야 했다”며 “경력단절 후 재취업의 험난함 속에서 전문자격증 취득으로 몰릴 수밖에 없는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럼에도 이해찬 대표와 민주당은 이를 개인의 극복서사로 한정하고, 지금 이 순간에도 자녀 돌봄의 어려움으로 경력단절에 놓이거나 기로에 놓인 여성들에게 ‘당신은 열심히 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냉소를 가감 없이 던졌다”며 “사회 구조적 모순에 의해 경력단절이라는 비자발적인 선택을 강요 받는 여성 양육자들의 현실에 티끌만큼의 이해라도 가지고 있다면 감히 발설할 수 없는 실언이자 망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딸을 끌어내리면서 경력단절 피해 당사자에 대한 모욕을 서슴지 않은 이해찬 대표에게 즉각적인 사과를 요구한다”며 “민주당은 홍 대표 영입 취지의 진정성을 보이고 싶다면 이제라도 경력단절 현상의 원인을 철저히 분석하고 정치적 해법을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정치에서 한 명의 인재영입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시대의 요구를 읽어내는 능력”이라며 “‘82년생 김지영’에게 ‘노오력’을 제안한 여당의 저급한 인식 수준이 개탄스럽다”고도 비판했다. 이어 “경력단절은 개인의 실패가 아니라 정치 실패고, 긴 세월 거대 양당으로 정치 기득권을 누려온 민주당은 정치적 책임이 매우 크다”며 “여성 개인에게 열심히 살라고 말하지 말고, 스스로 정치를 열심히 할 생각을 하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인재영입식에서 “우리 딸도 경력단절자인데, 경력 단절된 뒤에는 열심히 무엇을 안 한다”고 말해 경력단절의 원인을 개인에 돌린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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