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정부가 이란 수도 테헤란 외곽에서 발생한 자국 여객기 추락 사고의 원인으로 이란이 보유한 러시아제 미사일에 의한 피격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이란은 “이란을 모함하는 심리전일 뿐”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9일(현지시간) 타스 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NSC) 서기 알렉세이 다닐로프는 이날 자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국제항공 소속 여객기가 테헤란 인근에서 러시아제 지대공 미사일 토르에 피격 당했을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여객기 사고 조사 참여를 위해 테헤란으로 간 우크라이나 국가조사위원회 소속 전문가들이 이란 측 전문가들과의 회의에서 여러 가설을 점검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소개했다. 그는 “테러 행위와 무인기(드론) 같은 공중 물체와의 충돌, 엔진 폭발 가능성 등이 추락의 잠재적 원인으로 검토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2014년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발생한 말레이시아 여객기 피격 추락 사건도 참조하고 있음을 공개했다. 말레이시아 여객기 MH17편은 지난 2014년 7월 17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떠나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로 가던 중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 간 교전이 치열하던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州) 상공에서 격추돼 승객 283명과 승무원 15명 등 298명이 모두 숨졌다. 우크라이나 위원회에는 말레이시아 MH-17 여객기 피격 사건 조사에 참여한 전문가들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8일 오전 우크라이나 키예프로 가기 위해 이란 수도 테헤란을 출발했던 우크라이나국제항공 소속 보잉 737-800 여객기가 테헤란 이맘호메이니 국제공항을 이륙한 직후 추락했다. 이 사고로 여객기에 탑승했던 167명의 승객과 9명의 승무원 등 176명 전원이 사망했다.
사고 직후부터 일각에선 여객기 추락이 이란의 이라크내 미군 기지 미사일 공격 수시간 뒤 발생한 점을 근거로 여객기가 이란군이 실수로 쏜 미사일에 격추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하지만 이란 당국은 여객기가 엔진 발화에 의해 고도를 잃고 지상으로 추락해 폭발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란 민간항공기구 조사관들은 초기 조사에서 기술적 결함을 원인으로 지목했지만 조사가 진행 중인 건에 대해서는 추측을 삼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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