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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동 건 보수 통합… 유승민의 ‘3원칙 수용 공식화’ 마지막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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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동 건 보수 통합… 유승민의 ‘3원칙 수용 공식화’ 마지막 관건

입력
2020.01.10 04:4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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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수 통합 논의 ‘통추위’ 구성] 

 황교안 “마음의 빗장 풀어달라”…한국당 초선들도 “3원칙 이상 수용” 

 안철수 합류 여부 등 변수 많아… 박형준 위원장 “安까지 통합할 것” 

황교안(오른쪽) 자유한국당 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취임 인사 차 찾아 온 하태경 새로운보수당 책임대표와 환담하고 있다. 하태경 대표는 이 자리에서 황교안 대표에게 새로운 보수당 1호 법안을 전달했다. 뉴스1
황교안(오른쪽) 자유한국당 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취임 인사 차 찾아 온 하태경 새로운보수당 책임대표와 환담하고 있다. 하태경 대표는 이 자리에서 황교안 대표에게 새로운 보수당 1호 법안을 전달했다. 뉴스1

4ㆍ15 총선을 3개월 여 앞두고 마침내 보수통합을 위한 공식 논의기구 ‘혁신통합추진위원회’(통추위)가 9일 구성됐다. 하지만 유승민계의 새로운보수당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향해 ‘보수재건 3원칙’(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찬반 책임 면제와 개혁보수 노선 설정, 흡수 통합이 아닌 제3의 정당 창당) 수용 공식화를 끝까지 요구하면서 정식 출범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그럼에도 극우세력을 뺀 ‘중도보수통합’이란 큰 방향에 한국당과 새보수당이 의견 일치를 본 만큼, 이미 예열을 시작한 통합열차가 멈춰 서는 일은 없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오히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까지 참여해 통합신당의 외연이 확대될 땐, 이번 총선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통추위 구성 합의는 전격적이었다. 전날까지만 해도 보수통합 논의는 황 대표의 ‘보수재건 3원칙’ 수용 여부에 가로막혀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보수재건 3원칙’ 수용을 전향적으로 검토하던 황 대표가 당내 친박근혜(친박)계 반발에 한발 물러섰고, 유승민 새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이 그런 황 대표를 향해 “’보수재건 3원칙’을 진정성 있게 받고, 행동으로 옮길 각오만 하면 다른 건 아무 것도 바랄 게 없다”고 압박하면서 쉽사리 접점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황 대표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마음의 빗장을 조금씩만 풀어달라. 제가 부지런히 더 해내겠다”고 통합 추진 의사를 재확인하면서 기류가 조금씩 달라졌다. 통합 논의에 본격적인 물꼬를 트고자 한 한국당 의원들의 적극적 움직임도 영향을 미쳤다. 한국당 초선 의원 18명은 이날 모임을 갖고 “통합이라는 대명제 하에 (황 대표가) 3원칙을 수용할 뿐 아니라 더 큰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보수당의 양보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재선 김태흠 의원은 통합에 찬성하는 의원 16명과 오찬 회동 뒤 “황 대표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3원칙을 받아들이기로 했기 때문에 새보수당 쪽에서 큰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통추위 구성 합의는 이런 흐름 속에서 성사됐다. 하지만 구성 합의 이후 새보수당이 “’보수재건 3원칙’에 대한 황 대표의 확고한 약속과 언급 없이는 통합 대화를 시작하기 어렵다”고 ‘조건부 수용’ 의사를 밝히면서, 정식 출범까지는 다소 진통이 예상된다.

통추위 성공의 칼자루는 결국 황 대표가 쥔 셈이 됐다. 한국당 관계자는 “이미 합의문에 3원칙이 녹아 들어있고, 황 대표가 ‘통합은 거스를 수 없는 국민의 뜻’으로 보고 있는 만큼, 접점을 찾는 데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보수재건 3원칙’이라는 마지막 관문을 넘어서더라도, 통추위 권한 등을 놓고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 통추위가 통합신당 지도부 선출이나 ‘공천룰’ 결정 권한도 갖느냐 등이 총선을 앞두고 각 세력에 민감한 문제로 다가올 수 있어서다.

안 전 대표의 합류 여부도 중요하다. 통합신당이 ‘중도보수’를 표방하는 만큼, 중도진영을 상징하는 안 전 대표를 끌어오지 못하면 ‘도로 새누리당’에 그칠 수 있다. 박형준 혁신통합추진위원장은 이날 “안 전 대표까지 통합하는 게 가장 큰 목표”라며 “2월10일 전후에는 새로운 통합 정치세력의 모습이 확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이혜미 기자 her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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