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경제난에 잦은 강진 덮쳐... 절망의 카리브해 섬나라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경제난에 잦은 강진 덮쳐... 절망의 카리브해 섬나라들

입력
2020.01.09 18:12
수정
2020.01.09 19:18
17면
0 0
카리브해 미국령 푸에르토리코 구아니카에서 지난 7일 규모 6.4 지진이 발생해 타코음식점이 있는 건물이 무너져 내렸다. 구아니카=로이터 연합뉴스
카리브해 미국령 푸에르토리코 구아니카에서 지난 7일 규모 6.4 지진이 발생해 타코음식점이 있는 건물이 무너져 내렸다. 구아니카=로이터 연합뉴스

지진이 잦은 대륙판 경계지역인 카리브해 섬나라들이 지진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7일(현지시간) 오전 102년만에 최대인 6.4 규모의 지진이 발생한 미국령 푸에르토리코는 대규모 피해를 입은 상황에서 여진의 공포까지 겹쳤다. 인근 아이티는 최악의 지진이 발생한지 1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진을 대비하거나 피해를 서둘러 복구하기엔 이들 국가의 경제 상황이 너무나 열악한 실정이다.

푸에르토리코에선 지진 발생 이튿날인 8일에도 전체 150만 가구 중 60% 이상이 전기 없이 생활하고 있다고 APㆍ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전력당국이 생산라인을 일부 복구해 955㎽ 전력을 생산한다지만 평균적인 수요량의 40%에 불과하다. 전력이 완전히 복구되기까지는 1년 이상이 걸릴 것이란 예상까지 나온다. 게다가 4가구 중 1가구는 수돗물도 쓰지 못하고 있다. 엘리 디아즈 수자원부 대표는 라디오방송에서 “물이 없이 하루 이틀은 몰라도 그 이상은 위생과 건강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7일 오전 4시24분쯤 푸에르토리코 남쪽 연해에서 규모 6.4의 강진이 발생해 1명이 숨지고 9명이 다쳤으며 주택 300여채가 파괴됐다. 특히 여진 가능성도 높아 추가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8일에도 규모 4.7 지진을 포함해 여진이 수 차례 발생했다. USGS는 적어도 다음 주까지는 규모 6 이상의 여진이 발생할 확률을 22% 수준으로 예측했다.

사실 카리브해에선 지진으로 고통 받는 지역이 적지 않다. 2010년 규모 7.0의 대지진으로 최대 31만6,000명이 목숨을 잃은 아이티는 아직도 3만4,000명이 이재민으로 남아 있고, 이 중 수천명은 식수도 없이 위생이 열악한 공동화장실을 사용하는 수용소 생활을 하고 있다. 한 이재민은 EFE통신 인터뷰에서 “비가 오면 집 밖에 머물러야 하고 해가 비치면 실내에서는 숨조차 쉴 수 없다”고 말했다. 게다가 대지진 이후에도 지진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만도 10월에 규모 5.9 지진으로 14명이 숨졌다.

카르브해 지역은 북미판과 남미판, 카리브해판, 나즈카판 등 4개의 지각판이 몰려 있어 항시적으로 지진 위협에 노출돼 있다. 개빈 헤이스 USGC 연구원은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북미판이 매년 2㎝씩 남쪽으로 이동하는 동안 카리브해판이 비슷한 속도로 북쪽으로 이동하며 북미판 밑으로 미끄러져 들어가고 있다”면서 “푸에르토리코가 특별히 인근의 다른 나라들보다 지진이 잦지는 않지만 언제든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카리브해 지역 국가들의 경제 상황은 지극히 열악하다. 푸에르토리코는 2017년 미 연방대법원에 파산호보 신청까지 해야 했고, 아이티는 2018년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784달러(약 91만원)에 불과하다. 지진 대비책을 마련하거나 서둘러 복구할 수 있는 경제적ㆍ사회적 역량을 축적하기 어렵다 보니 규모가 큰 지진을 맞닥뜨리고 나면 그 후유증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