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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박한 청춘, 이번엔 북극곰으로 변신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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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박한 청춘, 이번엔 북극곰으로 변신했죠”

입력
2020.01.09 16:42
수정
2020.01.09 21:29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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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해치지 않아’ 안재홍

영화 '해치지않아'의 주인공 태수(안재홍)가 북극곰 복장으로 우리 밖을 바라보고 있다.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영화 '해치지않아'의 주인공 태수(안재홍)가 북극곰 복장으로 우리 밖을 바라보고 있다.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배우라고 하기엔 좀 평범하다. 주변에서 쉬 볼 수 있을 듯한 외모라 친밀하게 느껴진다. 그가 그려내는 인물은 곧 현실을 떠올리게 한다. 웃음과 슬픔이 동시에 서린 얼굴이 공감과 연민을 자아낸다. 배우 안재홍의 강점이다.

절박한 청춘 군상을 대변해 온 안재홍이 수습변호사를 연기한다. 사회 비주류 인물을 주로 맡아 온 그답지 않다는 말이 나올 만. 들여다보면 역시나 절박한 모습이다. 그는 새 영화 ‘해치지않아’(15일 개봉)에서 거대 로펌의 정직원이 되고자 좌충우돌하는 인물 태수로 변했다. 7일 오후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안재홍을 만났다.

태수는 파산한 한 지방 동물원의 대표가 된다. 로펌 대표는 고객 회사가 채권 대신 떠안게 된 동물원을 비싼 가격에 되팔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 보라고 지시한다. 임무를 완수하면 로펌에 정식 변호사로 채용하겠다는 달콤한 제안도 덧붙인다. 태수가 기대를 품고 간 동물원은 건물만 남은 꼴이다. 고릴라와 사자, 북극곰 등 주요 동물들이 팔려 나갔다. 태수는 패배감에 전 동물원 직원들을 다독이면서 기상천외한 아이디어를 제시한다. 직원들이 동물 복장을 하고 연기를 하자는 것이다.

황당무계한 설정. 역시나 동명 웹툰이 원작이다. 안재홍은 “시나리오를 받아 본 후 표지 위 손재곤 감독 이름을 보고선 너무 흥분됐다”고 했다. 손 감독은 ‘달콤살벌한 연인’(2006)으로 데뷔해 ‘이층의 악당’(2010)을 연출했다. 관객의 허를 찌르는 설정, 재치 넘치는 대사가 무기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가 ‘이층의 악당’입니다. 친구들에게 꼭 보라고 추천합니다. 시나리오를 읽은 후 출연하고픈 마음이 더 커졌어요.”

영화 '해치지않아'의 배우 안재홍은 "북극곰 분장이 10㎏이었지만 신나게 연기했다"고 말했다. 제이와이드컴퍼니 제공
영화 '해치지않아'의 배우 안재홍은 "북극곰 분장이 10㎏이었지만 신나게 연기했다"고 말했다. 제이와이드컴퍼니 제공

영화는 사람이 동물이 되면서 벌어지는 우스개를 펼쳐낸다. 태수는 북극곰으로 분장하게 되는데, 어느 날 무심코 행한 행동 때문에 동물원의 스타가 된다. 동물원도 살고, 태수도 인생의 꿈을 이룰 때쯤 대기업과 로펌의 음모가 드러난다. 안재홍은 “다큐멘터리 등을 찾아보며 북극곰 동작을 익히려고 했다”며 “북극곰 가면 속에 숨어 어린아이가 된 것처럼 신나게 연기했다”고 말했다.

안재홍의 활동 폭은 넓다. ‘조작된 도시’ 같은 상업영화와 홍상수 감독의 ‘풀잎’(2017) 같은 예술영화를 오간다. 여러 작품으로 다양한 역할을 선보이고 있음에도 대중은 그에게서 시대의 청춘을 읽는다. “단순하게 캠퍼스 스포츠물로 찍은 영화 ‘족구왕’(2014)을 청춘 영화로 인식하시더라고요. 저는 그저 족구에 빠진 복학생을 연기했을 뿐인데요. 그렇게 봐 주시면 저는 정말 감사하죠.”

안재홍은 이제 변화를 꾀한다. 선한 이미지를 바꿔 새로운 역할을 하고 싶다. “편안하면서도 재미있어 보이는 역할로 주목받았지만 다양한 느낌을 내 보고 싶다”고 했다. “악역요? 재미있을 것 같아요. 기회가 되면 멋지게 해 보고 싶어요.”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wender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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