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참조기 7년 넘게 ‘영광굴비’로 판 유통업자들 징역형

재판부 “영광굴비 브랜드에 불신 심어”

[저작권 한국일보] 전남 영광 법성포 굴비. 영광=최흥수 기자

중국산 참조기를 7년 넘게 영광굴비로 속여 팔아 수백억원을 챙긴 일당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 이정민)는 9일 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가짜 영광굴비’ 유통 주범 박모(63)씨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공범 박모(49)씨 등 3명에게는 징역 1년 6개월∼3년이 선고됐다.

박씨 등은 2009년부터 2016년까지 중국산 참조기 5,000톤(약 650억원 어치)을 수입해 전남 영광산 굴비로 속여 대형마트, 백화점, 홈쇼핑 등에 판매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공범 중 징역 3년을 선고 받은 1명은 과거 농림수산식품부가 주최한 ‘수산물 브랜드 대전’에서 입상한 ‘굴비 명인’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굴비 명인 지위에 있었음에도 그에 대한 신뢰를 저버린 점을 고려했다”며 “(일당은) 우리나라 대표 지역특산품인 영광굴비 브랜드에 대한 불신을 낳아 국내산을 취급하는 생산자에게 피해를 주고 지역 이미지마저 훼손시켰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날 박씨 일당과 함께 불구속 기소 됐던 수산물 생산ㆍ유통업체 관계자 9명에게는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4명에게는 800만~1,0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