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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던 제주 집값 ‘거품 빠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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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던 제주 집값 ‘거품 빠지나’

입력
2020.01.09 16:34
수정
2020.01.09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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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한국일보]제주지역 표준주택가격 상승률이 15년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사진은 제주 도심 전경. 김영헌 기자.
[저작권 한국일보]제주지역 표준주택가격 상승률이 15년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사진은 제주 도심 전경. 김영헌 기자.

부동산 경기 침체와 주택 수요 감소 등으로 제주지역 표준주택가격 상승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이는 2005년 주택공시가격 도입 이후 처음이다.

9일 제주도에 따르면 제주부동산가격공시위원회는 지난 6일 표준주택가격 심의를 진행해 표준주택가격 상승률을 -1.6%로 결정했다. 제주시는 전년보다 -1.5%, 서귀포시는 -1.66% 각각 하락했다.

제주시 표준주택가격은 2016년 16.21%, 2017년 17.86%, 2018년 12.08%, 2019년 6.67%를 기록했다. 서귀포시 지역은 같은 기간 16.98%, 18.35%, 13.28%, 6.95% 각각 상승했다. 이처럼 도내 표준주택가격은 부동산 가격 급등과 주택시장 활성화 등으로 두자릿수의 높은 상승세를 보이다 2017년 정점을 찍었다. 이후 지난해에는 상승률이 한자리로 내려앉았고, 올 들어서는 15년 만에 처음으로 상승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 같은 현상은 부동산 경기 침체와 주택 수요 감소 등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도내 부동산 경기는 주택가격 하락, 주택거래량 감소, 초과공급 지속 등으로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약보합세를 유지하던 주택가격은 지난 6월 이후 하락폭이 확대됐고, 아파트 매매가는 2018년 4월 이후 20개월 연속 하락했다. 지난해 주택거래량도 매매거래를 중심으로 전년도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주택공급물량도 수요보다 많아지면서 도내 미분양 주택도 크게 늘고 있는 상황이다. 도내 미분양 주택 수는 2017년 1월 353가구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11월 말 기준 1,088가구로 대폭 늘었다. 이는 도내 경기 부진, 인구순유입 둔화, 높은 분양가 등으로 주택 실수요가 크게 줄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도내 준공 후 미분양 주택수도 2017년 1월 106가구에서 지난해 11월말 811가구로 증가했다.

표준주택가격은 중앙부동산가격공시위원회 심의를 거쳐 오는 23일 결정·공시된다. 표준주택가격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올해 도내 개별주택가격도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개별주택가격은 상속세와 증여세, 주택분 재산세 과세표준, 기초연금 재산가액, 건강보험료 등을 기준으로 주택별 특성 조사와 가격 산정, 이의 신청을 거쳐 오는 4월 29일 공시된다.

도내 부동산 업계는 “각종 대형 개발사업 등으로 인해 광풍이 불었던 도내 부동산 경기가 최근 들어 크게 꺾이면서 집값도 서서히 거품이 빠지고 있다”며 “실제 주택매매시장에서는 주택가격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에 따라 주택매매가 크게 줄었고, 심지어 수천만원 정도 낮춘 가격으로 매물을 내놔도 거래가 힘들 정도”라고 말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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