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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암세포를 정상세포로 되돌려 치료하는 기술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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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암세포를 정상세포로 되돌려 치료하는 기술 개발

입력
2020.01.09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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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조광현교수팀, 구토ㆍ설사 등 부작용 없는 항암치료 길 열어

조광현 카이스트 교수
조광현 카이스트 교수

카이스트 연구팀이 암세포를 약물 등으로 죽이지 않고 정상세포로 되돌려 암을 치료할 수 있는 초기 원천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카이스트는 바이오 및 뇌공학과 조광현 교수 연구팀이 대장암세포와 정상대장 세포의 유전자 조절 네트워크를 분석, 대장암 세포를 정상세포로 변환하는데 필요한 핵심인자를 규명하고 이를 통해 암세포의 정상세포화라는 치료 원리를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조광현 교수 연구팀의 논문이 실린 <분자암 연구> 표지. 카이스트 제공
조광현 교수 연구팀의 논문이 실린 <분자암 연구> 표지. 카이스트 제공

현재 항암치료로 가장 널리 사용되는 화학요법은 빠르게 분열하는 암세포를 공격해 죽임으로써, 증식을 억제하는 방식이다. 이 기술은 신체 내 정상세포들까지 함께 사멸시켜 구토, 설사, 탈모, 골수기능장애, 무기력 등의 부작용을 일으킨다.

이 과정에서 암세포들은 항암제에 내성을 갖게 되고, 내성을 보이는 암세포를 없애기 위해 더 많은 정상세포의 사멸을 감수해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암세포만을 추적해 없애는 표적 항암요법과 자가 면역시스템을 활용한 면역요법이 주목 받고 있으나 효과와 적용대상이 제한적이며 장기치료 시 여전히 내성 발생의 문제가 생긴다는 게 연구팀의 진단이다.

연구팀은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암세포를 정상세포로 변환하는 치료 전략을 구상했다. 20세기 초부터 암세포가 정상세포로 변환되는 현상이 간혹 관찰됐지만 원리가 연구되지 않았고 이를 인위적으로 제어하는 기술도 연구된 바 없다.

조 교수팀은 시스템생물학 연구방법을 통해 대장암 세포를 정상 대장세포로 변환할 수 있는 핵심조절인자를 탐구해 5개 핵심 전사인자와 조절인자를 발견하고, 조절인자를 억제함으로써 암세포를 효과적으로 정상세포로 변환할 수 있음을 실험을 통해 증명했다. 또 삼성서울병원과 협동연구를 통해 조절인자 발현을 억제했을 때 정상세포와 같은 형태로 변화하는 것을 관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암학회에서 출간하는 국제저널 <분자암 연구> 1월 2일자 표지논문으로 게재됐으며, 특집기사도 함께 출판됐다.

연구팀은 새로운 개념의 치료전략이 적용된다면 현재 항암치료의 많은 부작용과 내성 발생을 모두 최소화함으로써 환자의 고통을 완화해 삶의 질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조 교수는 “그 동안 암은 유전자 변이 축적에 의한 현상이어서 되돌릴 수 없다고 여겨졌으나 이를 되돌릴 가능성을 보여줬다”며 “이번 연구는 암을 당뇨나 고혈압같은 만성질환으로 잘 관리하면서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돌고 하는 새 항암치료의 서막을 열었다”고 말했다.

허택회 기자 thhe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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