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경찰 “정식 사법공조 요청해라”
한국 경찰 “빠른 시일 내 사법공조 요청”
이른바 ‘호날두 노쇼’ 사건과 관련 이탈리아 경찰이 한국 경찰의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를 통한 수사 협조 요청을 사실상 거절했다. 이로써 노쇼 사건 당사자들에 대한 경찰 수사도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
9일 경찰청 등에 따르면 최근 이탈리아 경찰청은 한국 경찰청이 인터폴을 통해 수사기록 등을 제공해 달란 수사협조 요청에 “국제형사사법공조 요청을 하라”는 답변을 보냈다. 인터폴을 통한 수사 협조는 어려우니 사법공조 조약에 따라 정식으로 형사사건에 대한 협조 요청 절차를 밟아달라는 취지다.
문제는 국제형사사법공조 요청은 절차가 복잡해 수사기록 등을 제공받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데 있다. 경찰도 이를 부인하지 않았다. 서울 수서경찰서 관계자는 “보통 인터폴을 통해 요청하면 협조가 되는 것이 일반적이라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과”라며 “빠른 시일 내에 사법공조 요청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부터 호날두의 국내 친선 경기 이벤트를 기획 총괄한 로빈 장(본명 장영아) 더페스타 대표 등 관련자들을 수 차례 불러 사건 경위를 조사해왔다. 하지만 이탈리아 경찰의 협조가 지지부진하면서 관련 수사 진척이 상당히 더딘 상황이다.
노쇼 논란은 지난해 7월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K리그 올스타로 구성된 ‘팀 K리그’와 유벤투스의 친선 경기 때 불거졌다. 호날두가 최소 45분 이상 경기에 뛸 거란 당초 공지와 달리 경기 내내 벤치를 지키면서 축구 팬들의 불만이 폭발했다.
이에 호날두사태소송카페 법률지원단은 로빈 장 대표와 권오갑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 고영준 NH티켓링크 대표를 사기 및 업무상 횡령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고, ‘호날두 사태 소송 카페’ 회원 등도 손해배상을 청구한 상태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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