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당시 미군의 폭격으로 피난민 수백 명이 희생된 충북 단양 ‘곡계굴 사건’이 TV 다큐멘터리로 제작된다.
8일 단양군에 따르면 한국전쟁 70년을 맞은 올해 곡계굴 사건을 조명하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유족들의 아픔을 달래고 사건 진상을 조명할 계획이다.
6월 방영 예정인 이 다큐멘터리는 현재 KBS청주방송총국이 단양군으로부터 5,000만원을 지원받아 제작하고 있다.
다큐멘터리는 곡계굴 참사를 재구성하고, ‘빨갱이’로 몰려 하소연조차 못했던 유족들의 삶, 진실규명 과정과 국가의 책임 등을 다룰 예정이다.
곡계굴 사건은 1951년 1월 20일 단양군 영춘면 곡계굴에 있던 피란민들이 미군에 의해 희생된 참사다. 미 공군이 북한군의 은신처를 폭격한다는 명분으로 네이팜탄을 쏟아부어 굴 안에 있던 피란민 대부분이 숨졌으며, 동굴 밖으로 나온 사람들도 미군의 기총 사격으로 죽거나 다쳤다.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이가 50여명 있지만 이들 대부분도 심한 후유증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희생자 유족들로 꾸린 대책위는 1999년 이 사건으로 민간인 360여 명이 희생됐다고 발표했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2006년 현지 조사를 통해 곡계굴 사건을 민간인 집단희생 사건으로 규정하고 진실규명과 국가의 사과, 위령사업 등을 이행하라고 권고했다.
그러나 이 사건은 2004년 특별법이 제정된 영동 ‘노근리 사건’과 달리 관련 법률이 제정되지 않아 희생자 명예 회복을 위한 탐사나 유해발굴, 추모 사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단양군은 2010년 1억원을 들여 곡계굴 입구에 위령비와 추모광장, 주차장 등을 조성했다. 군과 유족회는 6일 사건 현장에서 유가족과 주민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69기 단양곡계굴 합동위령제를 거행했다.
단양=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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