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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랜드 멤버 선발도 조작”… 오디션 프로그램 또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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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랜드 멤버 선발도 조작”… 오디션 프로그램 또 논란

입력
2020.01.08 20:00
수정
2020.01.08 21:53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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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인조로 활동하던 시기의 모모랜드. 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데이지. MLD엔터테인먼트 제공
9인조로 활동하던 시기의 모모랜드. 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데이지. MLD엔터테인먼트 제공

아이돌 그룹 결성과 데뷔에 시청자를 참여시키는 방식의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의 조작 사실이 잇따라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여성 그룹 모모랜드를 탄생시킨 케이블채널 엠넷의 ‘모모랜드를 찾아서’도 조작 논란에 휩싸였다. 방송사나 기획사가 스타가 되고자 하는 연습생들의 열정과 이들을 응원하는 팬들의 관심을 돈벌이로만 이용하고 이들을 우롱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8일 가요계는 모모랜드의 전 멤버 데이지의 조작 폭로로 들썩거렸다. 데이지는 이 그룹을 탄생시킨 ‘모모랜드를 찾아서’가 조작됐다고 주장했다. ‘모모랜드를 찾아서’는 당시 더블킥컴퍼니라는 이름을 썼던 MLD엔터테인먼트가 자사 연습생들을 대상으로 경쟁하도록 한 뒤 모모랜드로 데뷔할 멤버를 선정하는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2016년 방영됐다. 프로듀서 심사 60%, 온라인 국민 투표 20%, 최종 경연 현장 방청객 투표 20%의 합산을 통해 최종 합격자 7인을 선정할 계획이었으나 3,000명 관객 모집이라는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데뷔가 미뤄졌다.

데이지는 방송 당시에는 경쟁에서 탈락했다. 하지만 데이지는 “나는 서바이벌 결과와 상관없이 멤버로 정해져 있었다” “구체적인 합류 시점까지 제시받았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실제 7인조로 데뷔한 모모랜드는 6개월 후 데이지 등이 가세하며 9인조가 됐다. 현재는 데이지와 탈퇴 멤버 2명을 제외한 6인조로 활동하고 있다. 데이지는 기획사가 프로그램 제작비로 6,500여만원을 요구했다고도 주장했다.

모모랜드 멤버로 활동하던 시기의 데이지. MLD엔터테인먼트 제공
모모랜드 멤버로 활동하던 시기의 데이지. MLD엔터테인먼트 제공

소속사 MLD 측은 “최종 경연에서 탈락한 연습생은 계약 해지를 하기로 예정돼 있었지만 데이지의 가능성을 보고 데뷔 멤버가 아닌 회사 소속 연습생으로서의 잔류를 권유한 것”이라며 “조작이나 부정행위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이 프로그램을 방송한 엠넷은 “우리는 편성만 했을 뿐 제작은 MLD가 알아서 했다”며 책임질 일이 아니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시청자 투표 조작 사실이 드러난 엠넷의 ‘프로듀스’ 시리즈를 비롯해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과 관련한 논란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YG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하고 JTBC가 2017, 2018년 방송한 ‘믹스나인’은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프로듀서가 중소 기획사에서 선발한 연습생들 가운데 최종 9명을 뽑아 데뷔시키겠다고 했지만, YG 측이 독점 매니지먼트 기간을 4개월에서 3년으로 늘리는 등 자사에 유리한 조건을 내걸면서 최종 선발자 9인의 데뷔가 무산됐다.

JTBC가 1년 뒤 방송한 ‘YG보석함’은 시청자와 관객이 참여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이란 점이 무색할 정도로 양현석의 절대적인 영향력이 논란이 됐다. 엠넷의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아이돌학교’에 출연한 이해인은 지난해 10월 “나를 떨어트린 이들이 나에게 직접 ‘제작진이 나를 반대했다’면서 미안하다고 했다”며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방송사와 이를 이용하려는 기획사들이 손을 잡고 정당하지 않은 방식으로 합격자들을 선정했다는 의혹이 잇달아 제기되면서 데뷔 못한 연습생과 시청자만 피해 보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프로듀스’ 시리즈 조작 논란 속에서도 방송사들이 신규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을 계속 편성하고 있어 이 같은 문제는 당분간 계속되리라는 전망이다.

문용민 대중음악평론가는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의 조작 의혹으로 피해를 입는 건 시청률을 위해 볼모로 잡힌 연습생과 시청자”라며 “방송사로선 시청자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가요기획사 임원은 “오디션 프로그램을 만들 때 투표에 참여하는 시청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방식으로 투명한 방식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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