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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2차례 미군기지 ‘미사일 기습’… 하메네이 “美의 뺨 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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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2차례 미군기지 ‘미사일 기습’… 하메네이 “美의 뺨 갈겼다”

입력
2020.01.08 18:46
수정
2020.01.08 21:18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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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미국 보복 시나리오 현실화]

알아사드ㆍ아르빌 기지에 15발… “전쟁 원치 않아” 확전 부담감도

美, F-35 전투기 등 즉각 발진… 항공기 이란 영공 비행 금지령

이란에서 미군이 주둔한 이라크 내 아인 알아사드 공군기지를 겨냥해 발사된 미사일 모습. 8일(현지시간) 이란 국영방송 IRIB 화면을 캡처한 사진이다. AFP연합뉴스
이란에서 미군이 주둔한 이라크 내 아인 알아사드 공군기지를 겨냥해 발사된 미사일 모습. 8일(현지시간) 이란 국영방송 IRIB 화면을 캡처한 사진이다. AFP연합뉴스

작전명 ‘순교자 솔레이마니’가 시작됐다. 8일 이란이 이라크 주둔 미군 기지 2곳을 상대로 탄도미사일 10여발을 발사했다. 대미항전 의지는 분명하다. 공격 개시 시점부터 3일 미군 무인기(드론) 공격으로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쿠드스군 사령관이 숨진 시간과 같다. 전날 “13가지 보복 시나리오가 있다”는 알리 샴커니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사무총장의 경고가 빈말이 아님을 입증한 것이다.

◇새벽 틈타 미군 기지 급습

미국과 이란 양측의 말을 종합하면 IRGC는 이날 새벽을 틈타 이라크 미군 기지를 향해 최소 15기의 탄도미사일을 날렸다. 바그다드 서부 아인 알아사드 공군기지에 10여발, 아르빌 군사기지에도 복수의 미사일이 떨어졌다. IRGC가 공식 성명을 통해 “미군 공격으로 폭사한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위한 보복 작전”이라고 인정했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이번 보복 공격을 “미국의 뺨을 때렸다”고 표현했다. 중동지역을 관할하는 미군 중부사령부 역시 “10기는 알아사드 기지, 1기는 아르빌에 떨어졌다”고 확인했다.

이란 현지 매체들은 첫 공격 1시간30분이 지난 오전 2시50분 2차 공격이 단행됐다고 주장했으나 대상과 피해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친이란 성향 방송 알마야딘TV는 “아르빌 기지에는 이동형 단거리 탄도미사일 파테-110가, 알아사드에는 키암-1이 쓰였다”는 추정을 내놨다.

중동미군 배치 현황. 그래픽=송정근 기자
중동미군 배치 현황. 그래픽=송정근 기자

◇美 병력 급파… 이란 영공비행 금지도

미군은 즉각 대응에 나섰다. 중국 환구시보와 반전 단체 ‘안티워닷컴’은 이날 새벽 미 공군 F-35 전투기 6대가 아랍에미리트(UAE) 미군 기지에서 출발했다고 보도했다. 군용기 추적 사이트인 인텔스카이는 이란 공습 이후 터키 남부 이라크 국경지대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소속 E-3A 센트리 공중조기경보통제기도 포착됐다고 전했다.

또 영국 일간 가디언은 군 소식통을 인용, “영국군 군함과 헬리콥터 및 전투병력이 이라크 인근에서 대기하고 있다”고 타전했다. 이란의 무력 보복이 현실화하자 미국과 동맹이 동시다발적으로 대처한 것이다. 이란 공군기가 이라크 영공에 진입했다는 일부 친이란 언론의 주장도 공개됐지만 사실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미 연방항공청(FAA)은 별도로 위험지역 상공에 비행금지 조치를 내렸다. FAA는 항공운항 정보를 공지하는 노탐(Notice to AirmenㆍNOTAM)을 발령해 “테헤란 비행정보구역(FIR)과 페르시아ㆍ오만만 FIR 상공에서 정부 승인을 받지 않은 모든 미 항공기 비행을 불허한다”고 알렸다.

다른 나라 항공사들도 즉각 호응했다. 싱가포르항공과 말레이시아항공은 이란 영공 비행을 피하겠다고 공지했다. 호주 콴타스항공과 대만 중화항공, 스리랑카항공 등 역시 이란ㆍ이라크 상공을 운항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에어캐나다는 트위터를 통해 “중동지역을 오가는 자사 항공기를 보호하기 위해 항로를 변경했다”고 밝혔다.

◇美ㆍ이란, 확전 원하지 않는 듯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이후엔 미국과 이란 모두 확전을 자제하는 듯한 메시지를 발신했다.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미사일 공격에 대해 “유엔 헌장에 따른 조치”라고 주장했다. 그는 트위터에 글을 올려 “이란은 유엔헌장 51조에 따라 민간인과 고위 공직자를 비겁하게 공격한 미국에 자위적 비례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전쟁과 위기 고조를 원하지 않지만 어떠한 도발에도 우리 자신을 방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트위터에 게재한 글에서 “괜찮다(All is well)! 이라크에 위치한 미군 기지 2곳에 이란으로부터 미사일 발사가 있었다”며 상황을 설명하고 미국민을 안심시키는 데 주력했다. AP통신은 “자국의 피해가 드러나지 않은 만큼 극단적 대응을 피하려는 움직임”이라고 해석했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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