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제) 배치로 인한 한중 갈등 이후 최대 규모의 중국관광단이 속속 입국하면서 지역 관광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중국 랴오닝성(遼寧省) 선양(沈阳)에 본사를 둔 건강식품ㆍ생활용품 제조사 이융탕(溢涌堂) 임직원 5,000여명이 포상(인센티브)관광을 즐기기 위해 7, 8일 이틀 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방한했다. 전세기 40편을 동원한 이 같은 대규모 방한은 사드 갈등이 본격화한 2017년 이후 최대 규모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방한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과 맞물려 한한령(限韓令ㆍ한류금지령) 해제에 대한 관광당국과 업계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인천관광공사와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이융탕 임직원 5,000여명은 이날까지 선양을 비롯해 중국 10여개 도시에서 항공편을 이용해 차례로 방한했다. 이들은 13일까지 서울 인천 경기 등지에서 인센티브관광을 즐길 예정이다. 인센티브관광은 회사에서 조직원들 성과에 대한 보상, 동기 부여를 위해 비용 전부나 일부를 부담하는 포상여행을 말한다. 2015년 5월 설립된 이융탕은 연간 매출이 약 20억위안(약 3,372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융탕 임직원들은 방한기간 인천지역 호텔에서 머무는데, 예약한 객실만 1,120실에 이른다. 이들은 버스 134대를 이용해 오가며 3,546㎡ 크기의 송도컨벤시아 회의실 1~3층을 통째로 빌려 점심과 저녁식사를 한다. 식사 준비와 서빙에는 120명이 투입된다. 9일에는 황치열, 이정현 등 K-팝(POP) 스타 공연과 신제품 발표회, 회의 등으로 구성된 기업행사도 갖는데, 각각 4,208㎡ 크기의 송도컨벤시아 1홀과 2홀을 함께 빌렸다. 이들이 기업회의를 열고 경복궁, 롯데월드, 월미도, 송도트리플스트리트 등에서 관광과 쇼핑을 즐기는 경제적 파급효과는 16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사드 국내 배치에 따른 중국 정부의 비공식 한한령 영향으로 급감했던 중국인 관광객은 지난해부터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 인센티브관광 발길도 지난해부터 다시 이어지고 있다. 인센티브관광객 수는 2016년 12만3,410명에서 사드 갈등이 본격화한 2017년, 10분의1 수준인 1만7,293명으로 줄었다. 2018년 3만9,921명으로 두 배 넘게 늘어난 데 이어 작년에는 10만3,796명으로 2016년 수준을 회복했다.
인천관광공사 김지안 팀장은 “지난해 9월 이융탕의 인센티브관광 계획을 입수한 한국관광공사와 함께 이융탕 기업대표단, 여행사를 대상으로 여러 차례 현장실사를 진행하고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노력한 결과 사드 이후 최대 규모 기업회의를 유치할 수 있었다”며 “올해는 사드 영향에서 완전히 벗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기대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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