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전자가 생활가전과 TV 부문의 선전으로 지난해 역대 최고 매출을 달성했다. 다만 지난해 4분기엔 가전제품 비수기와 스마트폰 부문 적자 확대가 겹쳐 영업이익이 시장 전망에 크게 못 미쳤다. 연간 영업이익 역시 전년보다 10% 감소하며 4년 만에 상승세가 꺾였다.
LG전자는 8일 지난해 연간 매출액이 62조3,060억원, 영업이익이 2조4,329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매출 면에선 2017년의 역대 최고 실적(61조3,963억원)을 2년 만에 경신하며 3년 연속 60조원을 넘겼다. 영업이익은 역대 최고치였던 2018년(2조7,033억원) 대비 10.0% 줄었다. 2015년 이래 처음 연간 영업이익이 줄긴 했지만, 3년째 2조원대를 유지했다.
LG전자의 실적은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 사업본부와 TV 담당인 HE 사업본부가 이끌었다. 이날 공시엔 사업본부별 실적이 포함되지 않았지만, 시장에선 H&A 사업본부가 의류관리기(스타일러), 공기청정기 등 '신(新)가전' 판매 호조로 지난해 매출 21조원, 영업이익 2조원을 기록한 것으로 보고 있다. H&A 사업본부의 매출이 20조원을 넘긴 건 처음이다. HE 사업본부 역시 OLED TV 판매 확대로 지난해 16조원대의 매출과 1조원대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저작권 한국일보]LG전자 연도별 실적 추이. 그래픽=김문중 기자](http://newsimg.hankookilbo.com/2020/01/08/202001081610382607_4.jpg)
다만 지난해 4분기 실적은 실망스러웠다. 공시에 따르면 해당 분기 매출은 16조610억원으로, 시장 전망치(컨센서스) 16조5,000억원대에 못 미쳤다. 특히 이 기간 영업이익은 986억원으로, 컨센서스(2,500억원대)의 3분의1 수준에 불과했다. 전년 동기(757억원)보다는 30%가량 개선됐지만, 전 분기(7,815억원)에 비하면 87% 이상 급감한 수치다.
지난해 4분기 수익성 악화의 주요인으론 스마트폰 실적 부진이 꼽힌다. 증권가에선 휴대폰을 맡은 MC 사업본부의 이 기간 영업손실을 직전 분기(-1,610억원)보다 1,000억원 이상 늘어난 2,000억원대 후반으로 추정한다. 지난해 말 북미, 인도 등에서 듀얼스크린 스마트폰을 출시하며 마케팅 비용이 늘어난 점 등을 감안한 것이다. MC 사업본부는 2015년 2분기 이래 19분기 연속 적자를 보고 있다.
LG전자의 올해 실적엔 낙관론이 우세하다. 5월 유로2020, 7월 도쿄올림픽 등 대형 스포츠 행사로 TV 등 가전제품 교체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 생산지를 국내에서 베트남으로 옮기면서 원가 경쟁력이 강화되는 점도 호재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