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김포 한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일가족 3명은 아파트 관리비를 3개월간 내지 못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생활고에 시달려왔음을 말해주는 정황으로 보인다.
8일 김포시 등에 따르면 5일 김포 한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된 A(37ㆍ여)씨와 그의 어머니 B(62)씨, 아들 C(8)군 등 일가족 3명은 3개월 치 관리비 98만4,000원을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별거 중인 남편 A씨가 최근 50만원만 대신 납부했다.
A씨는 한 회사에서 프리랜서로 일한 것으로 파악됐지만 수입이 일정치 않아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A씨와 B씨는 유서에는 “삶이 힘들다” 등 처지를 비관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하지만 김포시는 A씨 가족의 어려움을 알 수 없었다.
A씨 가족이 거주하는 곳은 민간 아파트라 전기ㆍ가스요금 등 관리비 납부 내용 공개를 꺼리고 있어서다.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빈곤 가구를 지원하기 위해 관내 공공 임대아파트 단지 26곳의 관리비 납부 내용을 파악하고 있지만, 민간아파트 단지 141곳에 대한 파악은 어렵다는 게 시의 입장이다. 민간아파트는 거주자와 관리사무소의 동의를 얻어야만 관리비 납부 내용을 수집할 수 있기 때문이다.
A씨 일가족 3명은 지난 5일 오전 3시 40분쯤 김포시 장기동 한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기초생활수급 대상자는 아니었지만 남편과 별거중인 상태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어온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씨 일가족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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