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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원인 모른 채 묻힌 폐렴 매년 있었다… 16년간 해마다 10건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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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원인 모른 채 묻힌 폐렴 매년 있었다… 16년간 해마다 10건 발생

입력
2020.01.08 15:20
수정
2020.01.08 15:34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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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폐렴이 확산하면서 우리 보건당국도 검역 관리 강화에 나선 가운데 8일 경기 평택항 국제여객터미널 입국장에서 검역 당국 관계자가 열화상 감지 카메라로 중국발 여객선 이용객들의 발열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뉴시스
중국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폐렴이 확산하면서 우리 보건당국도 검역 관리 강화에 나선 가운데 8일 경기 평택항 국제여객터미널 입국장에서 검역 당국 관계자가 열화상 감지 카메라로 중국발 여객선 이용객들의 발열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뉴시스

중국에서는 과거에도 원인 모를 폐렴이 빈번하게 발생했다. 하지만 정부의 대처가 급성 전염병인 조류인플루엔자(AI)와 사스(SARSㆍ중증호흡기증후군)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대외적으로 공개되지 않고 묻히는 경우가 많았다. 불필요한 혼란을 줄이기 위해서라지만, 이번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의 사례에서 보듯 방역체계에 구멍이 많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8일 중국의 의료 전문매체인 8시건강신문(八点健聞)에 따르면, 2018년 5월 베이징(北京) 팡산(房山)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 26명이 집단 발열과 호흡 곤란 등 폐렴과 비슷한 증상을 보였다. 2014년 3월에는 산둥(山東)성 웨이하이(威海)의 흉부외과에서 환자 39명이 원인 불명의 폐렴 유사 증상을 나타냈다. 이처럼 원인을 규명하지 못한 폐렴 증세는 2004년 이후 매년 10건 안팎으로 꾸준하게 발생했다. 대부분은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 소멸되거나 치료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확히 어떤 피해를 입었는지는 묻혀 있다.

중국은 2003년 사스 확산으로 5,328명이 감염돼 349명이 숨졌다. 홍콩에선 1,755명의 환자 가운데 299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에 중국 위생부는 2006년 5월 전염병정보보고관리규범을 제정해 원인 불명의 폐렴 증상에 대한 감시와 추적을 강화했다.

하지만 각종 유형의 폐렴 유사 증상을 모두 조사하거나 일반에 공개하지는 않았다. 사스와 조류인플루엔자 차단이 주된 목적이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국무원은 “각 지역에서 발병 사실을 보고할 때 경제ㆍ사회적 안정을 고려하라”고 지시했다. △체온 38도 이상 △X레이 촬영시 폐렴의 영상학적 특징 발견 △발병 초기 백혈구ㆍ림프구의 수치 하락 △약물 치료 3~5일 후에도 병세 지속 등 4가지 요건을 충족할 때만 폐렴으로 진단할 수 있다는 내부 기준도 세웠다. 여기에 전염병 사례를 대외에 공개하려면 각 지방정부가 국무원의 허가를 받도록 했다.

따라서 이번 ‘우한 폐렴’ 사태도 규모가 작았다면 자칫 묻힐 수 있었다. 지난달에 갑자기 27명이 집단 발병하고 홍콩ㆍ대만ㆍ싱가포르 등 주변국으로 확산되자 조기 수습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고 볼 수 있다. 발병 초기 세계보건기구(WHO)팀이 우한에 급파돼 중국 보건당국과 합동조사를 벌인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발병 원인을 규명하는 과정에서 핵산 검사는 2, 3일이면 결과를 알 수 있는 반면 혈청 검사에는 2~4주가 소요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중국 정부가 정확한 병명이나 감염 경로를 발표하기까지 아직은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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