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예정자 “바람 강해 문 안 닫히고 소음…극심한 공포”
반대 의견 잇달아 “시공사랑 해결해야…청원 부적절” 지적
각종 인허가 특혜ㆍ비리 의혹으로 논란이 됐던 부산 해운대 엘시티(LCT) 더샵 아파트가 착공 4년 2개월 만에 건물사용 승인을 받아 지난달 입주를 시작한 가운데, 주민들이 ‘바람이 강해 승강기 문이 안 닫힌다’며 올린 청와대 국민청원이 8일 온라인에서 빈축을 사고 있다. 아파트 자체 문제까지 청와대에 해결해달라며 답변을 청원하는 것이 과연 적절하느냐라는 비판이 일고 있는 것.
자신을 엘시티 더샵 아파트 입주예정자라고 밝힌 한 청원인은 7일 “바람이 너무 강해 승강기 문이 안 닫혀 직원들이 문을 닫아줘야만 정상적으로 올라간다”며 “기술적 결함인지 구조적 결함인지 모르지만 승강기를 기다릴 때도 굉장한 소음이 나고 있어 입주민들은 매번 극심한 공포와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고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정말 이러다 사고 나지 않나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굉장히 불안한데 시행사 측에서는 이와 관련해 아무 대응이 없는 상태고 개선이 가능한지도 입주민들은 전혀 알지 못하고 있다”며 “이 승강기 문제에는 엘시티 전체 1,443가구의 안전과 생명이 달려있는데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이 청원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퍼지면서 ‘아파트 문제까지 국민청원에 올려 해결해달라고 하느냐’는 비판 의견이 일고 있다. 이날 오후 3시 기준으로 160여명이 청원에 참여한 상태지만 동의가 아닌 반대 의견을 담은 댓글이 잇달아 달리고 있다.
이들은 “입주민과 시공사, 관리사무소가 나서서 해결해라”, “당사자 입장에서 답답하고 불안한 마음 이해는 하지만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릴 문제인지 의문이다”, “아파트 입주 때 기술적 문제는 청와대에 요청하는 것보다 입주민과 건설사가 해결책을 만드는 게 우선일 듯 하다”, “우리 집 변기도 가끔 막히는데 집주인이 알아서 하라니 이 참에 나도 국민청원 넣어봐야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시공사 측은 초고층 건물의 경우 안팎의 온도 차로 외부에서 내부로 유입된 찬 공기가 위로 상승하는 ‘연돌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고 설명했다. 시공사 관계자는 이날 한국일보 통화에서 “최근 기온이 낮은 상황에서 이사 및 개별 인테리어 공사 등으로 창호 개폐 관리가 잘 안 되면서 생긴 민원”이라며 “최근 두 차례에 걸친 자체 사전성능시험 결과 연돌현상 방지에 긍정적이라는 결과가 나왔는데, 앞으로 입주민 불편을 최소화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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