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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파워인물] “따뜻한 광고기획자 되는 꿈 이뤄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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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파워인물] “따뜻한 광고기획자 되는 꿈 이뤄야죠”

입력
2020.01.08 15:00
수정
2020.01.08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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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대 광고홍보학과 졸업 앞둔 조효영씨

‘어른들의 이유식’ 아이디어로 공모전 입상

“새해엔 능력으로 평가 받는 문화 정착되길”

한림대 졸업을 앞둔 조효영씨는 “새해에는 취업문이 넓어져 보다 많은 젊은이들이 꿈을 펼칠 기회가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림대 제공
한림대 졸업을 앞둔 조효영씨는 “새해에는 취업문이 넓어져 보다 많은 젊은이들이 꿈을 펼칠 기회가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림대 제공

광고를 전공한 대학생이라면 누구나 입상을 꿈꾸는 대형 공모전 2관왕. 현역 광고인들도 높게 평가하는 기획물. 다음달 한림대 광고홍보학과 졸업을 앞둔 조효영(23)씨가 지난해 내놓은 성과다.

이는 누군가 얘기하는 단순 ‘스펙’이 아니다. 시간을 쪼개 광고기획 과정을 수강하고 도서관에서 책과 씨름한 결과다. 폭우가 쏟아지는 날 카페에서 쫓겨나면서까지 아이디어를 짜낸 절실함에 대한 보답이기도 하다.

특히 지난해 광고 전공자들 사이에서 3대 공모전이라 불리는 ‘대홍기획 대학생 광고 대상 공모전(DCA)’ 입상은 조씨뿐 아니라 한림대 입장에서도 큰 경사였다.

전문가들은 그 동안 아이들의 간식 또는 여성들의 다이어트 식품으로 소비처가 한정됐던 요거트를 한 끼 식사가 가능한 ‘어른들의 이유식’으로 홍보한 여대생의 아이디어에 박수를 보냈다.

전세계 소비자들이 미국의 화장품인 E브랜드 하면 떠오르는 ‘OO병’처럼, 요거트에 애칭을 붙인 그의 전략은 대학생답지 않은 노련함이 묻어난다는 평가를 받았다. 광고 동아리활동을 시작한 고교시절부터 광보와 홍보를 전공한 대학시절까지 쌓인 내공이 담긴 결과물인 셈이다.

“첫 단계로 부드럽다는 요거트 제품 특징을 떠올려 ‘이유식’이란 애칭을 붙였죠. 그런데 단순히 부드러운 것만이 이유식이 아니라, 타깃 소비자인 2030 여성들이 선호하는 ‘이유’가 있어 먹기 때문에 ‘이유식’이란 복합적인 의미를 담았습니다.”

우리 말이 갖고 있는 동음이의어(同音異義語)의 특성을 제대로 활용하면서도 제품에 대한 전략을 분명히 담고 있는 기획이란 생각이 절로 드는 설명이다. 학계와 업계 역시 “번뜩이는 재치와 함께 꾸준한 제품연구, 업계 동향 분석 없이는 나오기 힘든 광고 문구”라는 평가를 내렸다.

한림대 졸업을 앞둔 조효영(왼쪽)씨는 지난해 저가항공사와 지방공항을 동시에 활성화시킬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을 제시해 대학생 광고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한림대 제공
한림대 졸업을 앞둔 조효영(왼쪽)씨는 지난해 저가항공사와 지방공항을 동시에 활성화시킬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을 제시해 대학생 광고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한림대 제공

조씨의 아이디어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지난해 여름 또 다른 공모전에서 ‘엄마’와 연관 지은 전략으로 지방공항과 저가항공사(LCC)을 모두 활성화시킬 아이디어를 내놓은 것.

그는 “가족을 위해 조금이라도 비용을 아끼려는 엄마의 모습과 무안공항의 주차비가 무료라는 점을 연결 지은 것”이라며 “이를 통해 무안공항을 이용한 알뜰한 가족여행을 주제로 기획서를 냈다”고 설명했다.

이 기획은 국내 한 저가항공사가 전남 무안공항에서 취항하는 국제선 활성화 전략에 접목해 볼 수 있다는 평가를 받으며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하지만 조씨도 대한민국 20대 앞에 놓인 ‘취업한파’를 피할 수는 없다. 준비된 광고인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한 그가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내야 하는 이유다.

조씨는 “올해 상반기 취업을 목표로 검색광고 마케터, 컴퓨터 활용능력, 엑셀 등 자격증 공부에 열중하고 있다”고 했다. 이들 자격증이 지방대 출신이란 한계를 넘어서기 위한 필수품이기 때문이다.

단 한번도 해외 어학연수를 다녀오지 않은 ‘순수 국내파’인 그에게 영어공부도 조금은 부담이다. 그렇다고 면접에 대한 준비도 소홀히 할 수 없다. “공모전에서 상을 받을 때처럼 최선을 다하고 마음을 비우자”는 다짐을 수차례 되새기며 도전을 이어가겠다는 게 그의 각오다.

‘단군 이래 최고의 능력을 갖추고도 취업이 힘들다’는 요즘 세대인 조씨는 “새해엔 취업의 문이 넓어져 젊은이들이 꿈을 펼칠 기회가 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학벌이 곧 능력으로 포장되고, 부모의 능력이 자녀에게 대물림 되는 사회가 아닌 땀과 노력을 평가 받아 젊은이들에게 보다 많은 기회가 왔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요즘 젊은이들이 강조하는 공정함의 가치가 실현됐으면 하는 바람을 빼놓지 않은 것이다.

그에게 꼭 이뤄졌으면 하는 소망을 묻자 “10년 뒤 친근한 광고기획자가 됐으면 한다”는 답변이 되돌아왔다. “10년 뒤 내 모습이요? 주님(광고주)과 원활한 소통을 하는 기획자가 됐으면 좋겠어요. 어려운 시간도 있겠지만 이겨내야죠.”

친근한 광고기획자를 꿈꾸는 조효영씨는 졸업을 앞두고 대부분의 시간을 도서관에서 보내고 있다. 한림대 제공
친근한 광고기획자를 꿈꾸는 조효영씨는 졸업을 앞두고 대부분의 시간을 도서관에서 보내고 있다. 한림대 제공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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