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근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한반도 전역에서 하얀 눈 대신 비가 내리고 남부지방에선 봄에 피는 철쭉이 활짝 폈다.
북한 노동신문은 8일 비가 내린 평양 시내 모습을 사진으로 소개하며 “강산에 흰 눈이 쌓여있어야 할 한겨울에 비가 내리고 사람들이 우산을 들고 다니는 보기 드문 광경이 펼쳐졌다”라고 보도했다. 평양은 7일 아침 최저기온이 평년보다 12도 높은 1도, 낮 최고 기온 3도를 기록했다.
남쪽에서는 때이른 개화 소식이 잇따랐다. 7일 낮 최고 기온 23.6도로 1923년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래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한 제주 서귀포에서는 코스모스와 유채꽃이 활짝 피었고, 제주시에서도 5월에 피는 철쭉이 자태를 뽐냈다.
남부 내륙 지방도 봄비를 연상케 하는 겨울비가 내렸다. 부산 남구에선 봄을 알리는 홍매화가 일찌감치 꽃망울을 터뜨렸다. 광주 서구에도 동백꽃이 피어 우산을 쓴 시민들의 눈길을 끌었다.
기상청은 이상 고온현상에 대해 서해상에 저기압이 위치한 가운데 태평양으로부터 따뜻한 공기가 유입했기 때문이라 설명했다. 겨울철 우리나라에 한파를 몰고 오는 시베리아 부근 기온이 평년보다 높아 대륙 고기압의 세력이 약해졌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이상고온 현상은 8일부터 해소될 전망이다. 기상청은 북서쪽에서 찬 공기가 내려와 낮 기온이 평년 수준으로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홍인기 기자 hongi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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