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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한국을 걱정하는 이유

입력
2020.01.09 04:40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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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소멸과 수도권 집값 폭등 그리고 저출산 기조는 뿌리를 같이하므로 종합적 또는 순차적 해결 방안이 필요하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지방소멸과 수도권 집값 폭등 그리고 저출산 기조는 뿌리를 같이하므로 종합적 또는 순차적 해결 방안이 필요하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우리사회를 생각하면 몇몇 심각한 문제들이 얽혀 국가 발전을 저해하는 것 같아 마음이 무거워진다. 기본은 고령화로서 720만명을 상회하는 베이비부머들이 2020년부터 노인이 되는 탓에 9년 후의 노인 비율은 대략 30%를 기록해 압도적인 초(超)고령사회가 될 것이다. 이를 근간으로 한국을 걱정하는 이유를 짚어 봤다.

첫째, 합계출산율의 급격한 저하이다. 2018년 0.98명이 3분기 이후 0.88명으로 10.2%나 하락했다. 특히 서울 지역이 전국평균에 비해 크게 낮다. 2018년 말 전국이 0.98일 때 서울은 0.76에 불과했고 3분기 후 0.88일 때 0.69로서 전국 평균의 78%수준에 그쳤다. 배경은 결혼 자체를 기피하는 데다 기혼 가정에서도 아이를 갖지 않기 때문이다. 전자는 취업 한파에다 결혼 가치관 변화와 과다한 결혼 비용, 후자는 보육 여건의 미비와 높은 양육비등에 기인한다. 서울 등 수도권에서 유독 낮은 출산율은 직장 스트레스를 포함 그 같은 현상이 더욱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향후 사회경제적 손실이 큼을 의미한다.

둘째, 지방 소멸과 지자체 제도의 붕괴 우려이다. 수도권을 제외하고 몇몇 광역지자체와 기초지자체는 인구 감소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지방의 젊은이들은 경쟁력이 심각하게 하락한 국립대학을 외면하고 수도권으로 올라오는 탓에 국립대학과 지방공단이 지방의 경제력과 거주인 유지에 별 영향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정치적으로는 젊은이들의 탈(脫)지방으로 각종 선거가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민의 전달에 실패하는 등 지자체의 본래 취지가 훼손될 수 있다.

셋째, 수도권 중심의 집값 폭등이다. 정부는 집값 안정을 위해 주택 공급을 늘리려 하지만 투기 등 지속적인 수요 증가에 의해 집값 상승은 계속된다. 수도권으로의 흡입 요건(기업 확장 및 빌딩 건설 등) 확대 등이 악순환되어 수도권의 교통ㆍ환경 여건은 현저히 악화되고 삶의 질은 하락할 것이다. 현재 서울은 세계 대도시 중 이산화탄소 방출이 최고 수준이지 않은가. 또 무리한 주택 구입으로 내수 여력은 약화되고 가계 부채가 급증하는가 하면 부동산가격의 상승은 전월세가격으로 이전되어 고비용경제 구조가 구축되어 우리 경제의 큰 기회비용으로 작용할 수 있다.

주택이 생활안정화를 위한 기본재화라는 점에서 수도권·투기지역 집값 안정화 대책이 필요하다. 현재 200만명 이상의 다주택자가 꼭 필요한 경우 외 집 한 채씩을 시장에 공급하면 공급 효과가 크지 않을까? 사유재산 처분을 강요할 수 없지만 과다 수요 억제를 위해 정부가 한시적으로 시장에 개입할 수 있다. 다주택자에 한해 현행보다 더욱 누진적인 보유과세를 부과하고 취득·양도세는 한층 낮추는 것이다. 철학자 플라톤은 일찍이 “무절제한 탐욕은 사회악의 근원”이라고 주장했다. 부동산 붕괴 시 초래될 경제사회적 충격을 예방하기 위해 1,000조원에 달하는 부동자금 및 신도시 토지보상금 40조원 상당의 자금관리 방안도 함께 필요하다. 자금이 첨단산업 또는 유망 벤처기업으로 유입되어 AI 등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여건이 조성되도록 한국은행의 역할이 요구된다.

지방소멸과 수도권 집값 폭등 그리고 저출산 기조는 뿌리를 같이하므로 종합적 또는 순차적 해결 방안이 필요하다. 그간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가시적인 성과는 없었다. 획기적인 방안의 한 예는 여건이 닿는 기업들을 지방으로 옮겨 인구 정착을 도모하는 것이다. 산재해 있는 공기업들과 산업 연관성이 높은 기업을 중심으로 세제 등 획기적 동기를 부여하고 국립대학에는 관련하여 많은 프로젝트를 수행하도록 하는 것이다. 공단 내 기업들은 구역별로 어린이집을 운영하되 정부가 운영 비용을 대폭 보조함으로써 양호한 출산 및 양육 여건을 조성하며, 해당 지자체는 교육시설과 병원 등 생활편의시설을 보완하여 삶의 여건을 개선해 나가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남수 연세대 미래캠퍼스 경제학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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