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부품업체 다스의 자금을 횡령하고 삼성 등에서 뇌물을 받은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은 이명박(79) 전 대통령의 항소심이 8일 마무리된다.
서울고법 형사1부(정준영 김세종 송영승 부장판사)는 이날 이 전 대통령의 결심 공판을 열고 검찰과 변호인의 최종 변론을 듣는다. 항소심 사건이 접수된 지 14개월여 만이다. 검찰의 구형과 함께 이 전 대통령도 직접 최후 진술을 할 예정이다.
이 전 대통령은 1991~2007년 사이 다스 회삿돈 349억여원을 횡령하고, 삼성전자로부터 다스 미국 소송비 585만달러(한화 67억여원)를 포함해 총 110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1심에서는 다스가 대납한 미국 소송비 중 61억여원, 이팔성 전 우리금융 회장과 김소남 전 의원에게 받은 23억여원,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게 받은 10만 달러 등 85억여원의 뇌물 혐의가 인정됐다. 또 재판부는 246억원대의 다스 자금 횡령 등 총 16개 혐의 가운데 7개를 유죄라고 보고 징역 15년에 벌금 130억원, 추징금 82억여원을 선고했다.
검찰은 항소심 중 기존 67억여원 외에도 삼성이 소송비용 명목으로 건넨 돈이 더 있다는 정황을 확인해 51억여원의 뇌물 혐의액을 추가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1심에서 구형한 징역 20년보다 더 높은 형을 구형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1심에서 이 전 대통령에 대해 징역 20년·벌금 150억원을 구형한 바 있다.
2심 결론은 다음 달쯤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통령은 2018년 4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및 국고손실 조세포탈,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정치자금법 위반, 대통령기록물법 위반 등 16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한편 협력업체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 등을 받고 있는 이 전 대통령의 사위 조현범(48)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옛 한국타이어) 대표는 이날 첫 재판을 받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부장판사 이상주)은 이날 오전 11시20분 배임수재 및 업무상 횡령, 범죄수익은닉법 위반, 금융실명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조 대표 등 3명에 대한 1차 공판을 진행한다.
조 대표는 한국타이어 경영기획본부장으로 재직하던 2008년 5월부터 2017년 11월 사이 협력업체로부터 회사자금 총 2억6300만원 가량을 받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함께 조 대표는 지난 2008년 4월부터 2018년 6월까지 10년간 납품업체 대표로부터 매달 500만원씩 총 6억1500만원을 받은 혐의, 차명계좌 등을 통해 범죄수익을 은닉한 혐의도 받고 있다.
조 전 대표는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의 차남이자 이 전 대통령의 셋째 사위로 1998년 한국타이어에 입사해 2018년 한국타이어 대표에 선임됐다.
안하늘 기자 ahn70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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