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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검찰, 곤 아내 체포영장…법원, 보석금 161억원 전액 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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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검찰, 곤 아내 체포영장…법원, 보석금 161억원 전액 몰수

입력
2020.01.08 00:15
수정
2020.01.08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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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로스 곤(왼쪽) 전 닛산 자동차 회장과 그의 부인 캐럴 곤(오른쪽)이 지난 2018년 5월 프랑스 칸에서 열린 제71회 칸 영화제 레드카펫에 참석해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일본 검찰은 7일 캐럴 곤에 대해 위증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 칸=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카를로스 곤(왼쪽) 전 닛산 자동차 회장과 그의 부인 캐럴 곤(오른쪽)이 지난 2018년 5월 프랑스 칸에서 열린 제71회 칸 영화제 레드카펫에 참석해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일본 검찰은 7일 캐럴 곤에 대해 위증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 칸=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일본 검찰이 7일 보석 기간 중 레바논으로 도주한 카를로스 곤 전 닛산 자동차 회장의 부인 캐럴 곤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 또한 이날 곤 전 회장이 납부한 보석금 15억엔(약 161억원)을 전액 몰수하는 일본 법원 판결이 나오고, 레바논 주재 일본 대사가 레바논 대통령을 만나 곤 전 회장의 신병 확보를 위한 협조를 요청하는 등 일본 당국의 압박이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도쿄지검 특수부는 이날 캐럴 곤에 대해 위증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 그는 지난해 4월 특수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된 곤 전 회장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위증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재판에서 곤 전 회장이 2015년~2018년 중동 오만의 판매 대리점에 지원된 닛산 자금 일부를 사적으로 유용한 것과 관련해 캐럴은 관계자들과 여러 차례 문자를 주고받았음에도 "모른다"고 발뺌했다.

일본 검찰이 체포 후 또는 기소 단계가 아닌 상태에서 체포영장 발부 사실을 발표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일본 언론들은 실제 캐럴 곤의 체포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캐럴은 현재 곤 전 회장과 함께 레바논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레바논 정부도 신병 인도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NHK는 검찰이 국제 수배를 통해 이들의 국내외 움직임을 제한하기 위해 체포영장 발부를 발표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아울러 도쿄지방법원은 지난달 31일 곤 전 회장의 보석을 취소한데 이어 이날 보석금 15억 엔(약 160억원)을 전액 몰수했다. 몰수한 보석금은 역대 최대 규모로 국고로 환수될 예정이다. 지난 2018년 11월 유가증권 보고서 허위 기재와 특별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된 곤 전 회장은 이듬해 3월 보석금 10억엔을 내고 풀려났다. 이후 한달 여 만에 다시 구속된 뒤 보석금 5억엔을 내고 다시 석방됐다.

곤 전 회장 측은 이날 아내 캐럴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 소식에 안타깝다는 입장을 내놨다. 곤 전 회장 대변인은 “지난번에는 곤 전 회장이 기자회견을 한 뒤 다시 체포되더니, 이번에는 그가 처음으로 자유롭게 말하기 전날에 그의 아내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됐다”며 “이번 체포영장 발부는 애잔하다(pathetic)고 밝혔다.

곤 전 회장은 앞서 6일 미국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을 무너뜨리기 위한 닛산 내 쿠데타를 증명할 증거와 서류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오는 8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체포ㆍ기소 배후에 있는 일본 정부 관계자의 실명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미셸 마운(왼쪽) 레바논 대통령은 7일 레바논 중서부 바브다의 대통령궁에서 다케시 오쿠보(오른쪽) 주레바논 일본 대사를 만나 카를로스 곤 전 닛산자동차 회장 사건에 관한 일본의 ‘커다란 우려’에 관해 논의했다. 지난달 30일 곤 전 회장이 레바논에 비밀리에 입국한 뒤 레바논 대통령과 일본 외교관이 만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바브다=AP 연합뉴스
미셸 마운(왼쪽) 레바논 대통령은 7일 레바논 중서부 바브다의 대통령궁에서 다케시 오쿠보(오른쪽) 주레바논 일본 대사를 만나 카를로스 곤 전 닛산자동차 회장 사건에 관한 일본의 ‘커다란 우려’에 관해 논의했다. 지난달 30일 곤 전 회장이 레바논에 비밀리에 입국한 뒤 레바논 대통령과 일본 외교관이 만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바브다=AP 연합뉴스

이처럼 일본 당국의 곤 전 회장 압박이 본격화한 상황에서, 다케시 오쿠보 주레바논 일본 대사는 이날 미셸 아운 레바논 대통령을 만나 곤 전 회장의 도주 사건을 둘러싼 협조를 요청하고 나섰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아운 대통령과 다케시 대사는 곤 전 회장 사건에 관한 일본의 ‘커다란 우려’에 대해 논의했다. 또한 다케시 대사는 이 자리에서 레바논과 일본의 관계를 유지하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일본과 레바논의 외교관계까지 언급한 것은 일본 정부의 불만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은 일본의 요청으로 곤 전 회장에 대한 수배를 요청했으나, 알베르트 세르한 레바논 법무장관은 "레바논과 일본은 범죄인 인도조약을 맺고 있지 않다"고 말해 곤 회장의 신병 인도에 부정적 입장을 내비쳤다. 일부 일본 언론들은 레바논 정부가 곤 전 회장의 레바논 입국에 관여했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레바논 정부가 일본에 적극적으로 협조하지 않을 경우 양국 관계가 본격적으로 갈등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도 있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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