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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쇼크’에 무색해진 2020년 회복 전망… 숨죽인 세계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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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쇼크’에 무색해진 2020년 회복 전망… 숨죽인 세계 경제

입력
2020.01.08 04:4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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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7월 21일 무장한 이란 혁명수비대원이 호르무즈해협에서 억류한 영국 국적 유조선 ‘스테나임페로‘호를 점검하는 모습. 이란과 아랍 국가들이 마주하는 호르무즈해협은 세계 석유 무역의 핵심 통로로 미국과 이란 간 충돌 때마다 통제 가능성이 부각되는 국제 원유 교역의 대표적 뇌관이다.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2019년 7월 21일 무장한 이란 혁명수비대원이 호르무즈해협에서 억류한 영국 국적 유조선 ‘스테나임페로‘호를 점검하는 모습. 이란과 아랍 국가들이 마주하는 호르무즈해협은 세계 석유 무역의 핵심 통로로 미국과 이란 간 충돌 때마다 통제 가능성이 부각되는 국제 원유 교역의 대표적 뇌관이다.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새해 벽두부터 벌어진 미국의 이란 군부 실세 폭격 사태에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이 일대 혼란에 빠졌다. 급변하던 시장은 초반 패닉세에서 다소 안정을 찾고 있지만, 예상치 못한 사건의 여파로 향후 국제적인 충돌이 격화할 경우 올해 세계 경제가 당초 예상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흐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워서다.

 ◇경기회복 시나리오에 없던 이란 쇼크 

7일 금융권과 외신 등에 따르면, 지난 2거래일간 하락하던 세계 증시와 상품 시장은 점차 상승세로 반전하고 있다. 국제 유가는 6일 뉴욕선물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가 배럴당 63.27달러로 상승세 자체는 이어갔지만 오름세는 크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시설 공격 때도 국제유가의 변동은 단기에 그쳤다며 유가가 곧 안정될 것으로 예측했다. 실제 최근 국제유가는 공급보다는 수요의 영향이 커, 지난달 미중 무역합의 이후 유가는 꾸준히 상승세였다. 솔레이마니 암살 사건에 대한 이란의 반격이 예상처럼 격렬하지 않을 것이란 진단도 힘을 얻고 있다.

최근 국제유가 추이. 그래픽=송정근 기자
최근 국제유가 추이. 그래픽=송정근 기자

그럼에도 시장은 아직 미국 대 이란의 긴장 고조가 어디로 튈 지 확신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그간 계속됐던 미국-이란간 갈등이 지금처럼 번질 지도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경제전문매체 블룸버그는 월가 금융사들이 2020년 경제를 전망하면서 지정학적 대립 구도는 완화될 것으로 봤고, 국제유가도 경기 회복에 따른 점진적인 상승 정도를 예측했다고 전했다. 미중 무역분쟁이나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등 불확실성 요소가 완화되면서 올해 세계 경제가 점진적으로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는데, 완전히 새로운 대형 불확실성이 불거진 셈이다.

실제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소시에테제네랄(SG) 등은 유가와 더불어 안전자산인 금값의 안정 하향을 염두에 두고 올해 자산을 배분했다고 밝혔다. 모건스탠리는 1온스당 1,500달러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고 도이체방크는 연말까지 1,550달러를 예측했다. 하지만 6일 뉴욕상품거래소의 2월물 금 가격은 이미 1온스(약 31.1g)당 1,568.8달러로 거의 6년 만에 최고치로 올랐다.

 ◇“미-이란 정면 충돌시 세계 성장률 0.5%p 감소” 

‘이란 위험’에 대한 지적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대표적 경제 비관론자인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세계 경제에 재앙적 붕괴를 불러올 충돌 중 하나로 이란과 미국의 정면충돌을 꼽은 바 있다.

또 영국의 경제연구기관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지난해 9월 보고서에서 미국과 이란이 직접 충돌할 경우 세계 경제성장률에 최소 0.5%포인트 감소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전쟁의 여파가 이란이나 주변국의 경제 침체에 그치지 않고 유가 상승과 불안 심리 확산 등의 경로로 세계 경기 회복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솔레이마니 암살 사건 직후 발송한 고객 노트에서 “미국과 이란 간 긴장 고조가 글로벌 경제에 가장 큰 우려 요인”이라며 “이미 저점을 통과 중인 세계경제가 얼음 위의 불안한 회복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국제금융센터는 7일 보고서에서 “중동 불안이 단기ㆍ제한적 이벤트에 그쳤던 과거와 달리 중동 내 반미 감정 고조, 11월 미국 대선 등으로 중동 정세가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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