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비가 내린 7일 오전 강원 화천군 공무원 500여명이 개막을 나흘 앞둔 산천어축제장에 일제히 투입됐다. 이들은 축구장 26개에 달하는 행사장 곳곳에 고인 빗물을 퍼내고 모래 주머니를 쌓으며 얼음판 사수에 나섰다.
송민수 화천군 홍보담당은 “현재 낚시터 얼음 두께는 22㎝ 가량으로 아직은 괜찮은 편이지만, 폭우가 며칠 더 내리면 축제에 차질이 우려된다”고 걱정했다.
화천군은 이날 비로 안전사고가 우려되자 4일부터 사전 개방했던 화천천 상류 외국인전용 낚시터 운영을 잠정 중단했다. 포근한 날씨로 이미 축제가 1주일 연기된 가운데 비까지 내리자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까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이처럼 이상고온과 겨울장마로 인한 영향은 강원도뿐 아니라 경북과 충북 등 전국의 겨울축제를 위협하고 있다. 당장 강원 평창 송어축제위원회는 이날 얼음낚시 등 행사장 운영을 전면 중단했다. 지난달 28일 개막 이후 30만명이 다녀갈 정도로 흥행을 이어가던 중이라 겨울비의 ‘심술’이 더욱 야속하기만 하다.
오는 18일 개막 예정인 ‘2020안동암산얼음축제’는 현재 개최여부가 불투명하다. 동장군이 좀처럼 찾아오지 않아 얼음 안전도 검사(25㎝ 이상)를 통과할 지 의문이기 때문이다. 경북 안동축제관광재단과 축제추진위원회는 8일 축제개최 여부를 결정한다.
충북 제천시 역시 11일부터 열기로 한 ‘겨울왕국페스티벌 시즌2’ 축제에 차질이 빚어질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대표 행사인 ‘공어 맨손잡기’가 펼쳐질 의림지의 얼음 두께가 5㎝에 불과한 탓이다. 시 관계자는 “최근 날씨는 평소 충북에서 가장 추워 ‘제베리아’라 불리는 애칭이 무색할 정도”라며 “날씨가 추워지기만을 간절히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화천=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제천=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안동=이용호기자 lyho@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