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벽’이 맺어준 인연으로 김자인과 2015년 결혼식 올려
남편의 정계입문에 “하지 말란다고 안 할 사람도 아니고…”
“내가 하지 말란다고 안 할 남편도 아니고…”
7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의 영입인재 5호 발표 기자회견에 ‘클라이밍 황제’ 김자인(31) 선수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부터 정계에 발을 들이게 된 오영환(31) 전 중앙 119구조본부 소속 항공대원을 아내로서 응원하기 위해서였다.
김 선수는 최근까지 소방현장에서 일해왔던 남편의 갑작스런 정치인 변신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오씨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제안을 접하고 아내에게 (의견을) 묻자 지난해 독도 소방구조헬기 추락 사고로 출동하던 때와 같은 대답을 했다”고 전했다. 당시 사고현장 수색을 위해 떠나는 남편을 ‘가지 말라’고 말리는 대신 응원과 지지를 보냈던 김 선수는 이번에도 “세상에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 믿기에 지지하고 응원하겠다”고 신뢰를 보였다.
오씨는 정치권 입문 이전에도 스포츠 스타의 남편으로 널리 알려져 있었다. ‘암벽의 발레리나’ ‘스포츠 클라이밍 간판’ 등으로 불리는 부인 김 선수는 국제스포츠클라이밍연맹(IFSC) 월드컵 리드 최다 우승(28회) 보유자로 벌써 10년째 정상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2017년 5월에는 높이 555m의 롯데월드타워 123층을 맨손으로 등반하는 기록도 세웠다. 김 선수는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처음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스포츠클라이밍에 국가대표로 출전하기 위한 도전을 앞두고 있다.
오씨는 이에 “와이프가 도쿄올림픽 출전 선발전에 나가기 위해 4월에 마지막 도전을 앞두고 있다. 마지막 도전을 응원해달라”며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4월 예정된 아시아선수권에서 1위를 차지해야 올림픽 출전 자격을 얻을 수 있다.
남편 오씨는 총선으로, 부인 김씨는 올림픽 출전 선발전으로 두 사람은 올해 4월 중요한 도전에 나서게 된 셈이다.
두 사람을 이어준 것 역시 암벽으로 알려졌다. 그는 산악구조대 시절 암벽등반을 배우며 동갑내기인 김 선수를 알게 됐고, 해외 대회 출전이 많은 클라이밍 선수와 비상 대기 및 출동이 잦은 소방공무원으로 바쁜 틈에도 3년간 만남을 이어오다 2015년 12월 결혼식을 올렸다. 당시 김 선수는 “이른 나이에 하는 결혼일수도 있지만 운동하면서 힘이 되는 정말 좋은 사람을 만나 망설임 없이 결혼을 결정했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