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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군 정기인사는 외부인사들 입맛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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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군 정기인사는 외부인사들 입맛대로?

입력
2020.01.07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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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자료사진] 무안군청사
[한국일보 자료사진] 무안군청사

“이번 승진인사는 외부인들의 예상대로 됐네요. 30년 넘게 열심히 일했던 허탈감만 밀려오네요.”

전남 무안군의 2020년 승진 등 상반기 인사에 군수선거 캠프에 있었던 외부인들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논란이 일면서 일부 공직자들의 볼멘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군수 측근들이 정기인사를 앞두고 자신들의 사업이익을 위해 현직 군수를 협박하는 등 ‘공직자 맞춤형 회전문 인사’를 단행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7일 무안군과 전국공무원노조 무안지부 등에 따르면 군은 전날 오후 인사위원회를 열어 4급 2명과 5급 6명 등 승진 49명, 전보 172명 등 총 258명에 대해 8일자 정기인사를 단행했다.

하지만 이번 인사를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 승진인사의 경우 나이, 연차, 근무능력을 고려하지 않고 외부 압력에 의존했다는 의혹이 군청 내부에서 일고 있다. 정인숙 공무원 노조위원장은 “이번 인사가 외부에서 소문으로 거론됐던 공직자들이 실제로 승진해 일부 기대했던 상대방들은 허탈감에 빠져 힘들어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민선 들어 지방자치단체장의 선거 보은인사로 인해 열심히 일하는 공무원들이 피해를 보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무안군의회 한 의원도 “군청 인사위원회와 자치단체장이 평가하는 인사가 아니라 그들만(외부인)의 잔치가 됐다”며 “이번 인사는 그동안 군수를 협박하는 이들이 요구한대로 추진된 ‘종합선물’과도 같다”고 비난했다.

실제로 지난달 중순쯤 김산 군수 선거운동을 도왔던 A씨는 예산 66억원 규모의 ‘무안 지반침하’ 설계과정에서 자신의 회사에서 추진한 특허공법을 접목해 추진하라고 요구했다가 공무원에게 거절당했다. 이에 A씨는 오히려 군수와 이 책임자를 검찰 등 사법부가 처벌해야 한다는 1인 시위를 벌이겠다고 으름장을 내놨다가 살그머니 철회했다. 하지만 이 공직자는 이번 인사에서 다른 자리로 전보조치 됐다.

또 무안군청 주요사업 부서에 일했던 한 공직자는 6개월만에 다른 부서로 이동조치 됐고, 동료의 초고속 승진 등을 옆에서 지켜봤던 기술직 공무원 B씨는 “조직이 아닌 외부의 입김에 의해 공직자가 오고 가는 등 평상시에도 군수 측근들의 청탁성 사무실 방문이 도를 넘었다” 며 “30년 넘게 공직생활을 한 선배가 마지막 인사에서 승진을 기대했지만 떨어진 것을 보니 열심히 일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고 털어났다.

이번 고위직(4ㆍ5급) 8명의 승진인사 중 3명을 제외하고는 예견된 거나 마찬가지였다. 민선7기 출범 인수위원회와 군수선거종사자, 언론인 등이 현 군수에게 추천을 했다는 것. 더욱이 5급 승진자 대부분이 일선 읍ㆍ면장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군청 내 주요 요직으로 발령한 것도 특혜라는 주장이다. 이들은 6주간 교육을 받아야 해 6명의 과장이 동시에 자리를 비우는 기이한 현상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정 위원장은 “‘인사가 만사’인데 열심히 일하는 공직자가 외풍에 의해 천대를 받아 안타깝고, 수장이 정치적으로 자유롭지 못하면 군민이 힘들어진다”며 “하반기부터 공무원노조가 인사위원회에 참여할 수 있어 앞으로는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인사고과에 의해 이뤄진 인사”라며 “승진 대상자들이 예견되기 때문에 나오는 얘기지 외부 입김은 작용할 수 없다”고 해명했다.

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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