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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마약 전쟁’서 6만명 사라져… “빙산의 일각”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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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마약 전쟁’서 6만명 사라져… “빙산의 일각” 지적도

입력
2020.01.07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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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마약 카르텔로 추정되는 무장 괴한과 경찰 간 총격전이 발생한 멕시코 코아우일라주 비야우니온 시청사에서 유리창이 총탄에 맞아 깨져 있다. 비야우니온=로이터 연합뉴스
지난달 마약 카르텔로 추정되는 무장 괴한과 경찰 간 총격전이 발생한 멕시코 코아우일라주 비야우니온 시청사에서 유리창이 총탄에 맞아 깨져 있다. 비야우니온=로이터 연합뉴스

지난 55년 간 멕시코에서 실종된 사람이 6만명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2006년 시작된 ‘마약과의 전쟁’ 희생자로 추정된다. 특히 강경 진압보다 온건 대응에 비중을 둔 현 정부 출범 뒤에도 실종자는 계속 늘고 있어 마약 대책의 방향 전환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카를라 킨타나 멕시코 국가실종자수색위원회 위원장은 6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통해 “1964년 이후 나라 전역에서 행방이 파악되지 않은 실종자가 6만1,637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당초 알려졌던 4만여명에 비해 50% 증가한 수치인데, 이 중 97.4%가 2006년 펠리페 칼데론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시작된 마약 전쟁 와중에 종적을 감춘 것으로 파악됐다.

멕시코의 심각한 마약범죄 실태는 행불자 수색에서도 드러났다. 정부는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현 대통령이 취임한 2018년 12월부터 시날로아, 소노라, 할리스코주 등에서 총 873곳의 암매장지를 발견해 시신 1,124구를 발굴했다. 이 가운데 신원이 확인된 시신은 395구에 그쳤다. 마약 카르텔 등이 저지른 범죄로 소리소문 없이 사라진 피해자가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일각에서는 이 수치조차도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비판한다. 국제분쟁 전문 연구기관인 국제위기그룹(ICG)의 멕시코 전문가 팔코 에른스트는 영국 일간 가디언에 “자료를 일부 제출하거나 아예 관련 통계를 제공하지 않은 주가 12곳이나 된다”며 “마약범죄 희생자는 훨씬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킨타나 위원장도 “끔찍한 통계 뒤엔 엄청나게 고통스러운 수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며 피해 규모가 확대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실종자 수치가 공개되면서 정부의 마약 정책을 성토하는 비난 여론도 커지고 있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집권 후 ‘총탄 대신 포옹을’이란 구호를 내걸고 군경과 마약카르텔 간 계속되는 소모전에서 벗어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지난해에도 9,000명 이상이 실종돼 근본적인 정책 수정이 요구된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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