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스위스서 개발 번역출간
국내 환자에 적용 우울증 등 호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라는 오명에서 벗어나는데 도움이 되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에서 펴냈습니다.”
권용실(58)ㆍ이경욱(53)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7일 극단적 선태 시도자를 위한 단기치료 프로그램 매뉴얼(ASSIP)을 발간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ASSIP는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이들이 다시 삶의 목표를 되찾도록 도움을 줘 재시도를 막기 위한 치료법이다. 2015년 스위스 베른대학의 콘라드 미켈 교수와 안야 가이신 메일라트 교수가 개발했다.
권ㆍ이 교수가 이 치료법에 주목한 것은 2년 전이다. 풍부한 임상사례가 담긴 치료법이 국제적으로 알려지자 국내에도 적용 가능한지 입증해보고 싶은 마음이었다.
수개월의 준비 끝에 지난해 9월부터 국내 환자에게 적용해 치료를 진행했다. 6명에게 ASSIP를 활용한 결과 우울감 등의 증상이 크게 호전된 결과를 얻었다. 무엇보다 극단적 선택 시도 직후 2주내 치료에 들어가는 ‘빠른 응급치료법’이란 점에서 유용했다. 스스로 문제를 털어놓고, 삶의 목표를 다시 세우는 과정을 의사들이 돕도록 매뉴얼이 짜여있다.
두 교수는 치료법의 국내 전파 필요성에 특히 주목했다. 결국 원작자의 동의를 얻어 2년여간 전공의들과 함께 번역작업을 진행해 결실을 맺은 것이다.
권 교수는 “의료진의 노력 외에도 ‘죽으면 되지’라는 잘못된 사회적 인식을 바로잡아야 한다”며 “고위험군이 스트레스와 경제적 어려움, 사회적 고립감을 이겨낼 수 있는 사회안전망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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