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바이브와 가수 벤의 소속사 메이저나인이 음원 사재기 의혹을 해명하며, 구체적인 비용과 매출 자료를 공개했다.
메이저나인의 황정문 대표와 김상하 부사장은 7일 오후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메이저나인 사옥에서 '사재기 의혹에 대한 사실관계 해명' 설명회를 진행했다.
바이브와 벤 등 메이저나인 소속 가수들의 음원이 각종 차트에서 최상위권에 오른 것과 관련해 이들의 사재기 의혹이 불거졌다. 메이저나인은 지난 4일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 이후 다시 한번 공식입장을 내고 "음원 사재기가 뿌리 뽑혀야 한다는 인식에 크게 공감하고 있다. 음원 사재기 근절을 위해 필요하다면 적극 참여할 의사도 있다"고 전했다.
다만 '그것이 알고 싶다'의 내용 가운데 메이저나인의 해명 자료가 방송에 담기지 않았다고 주장했고, 이에 메이저나인은 '그것이 알고 싶다' 팀에 제공한 것과 같은 자료를 취재진에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 자리를 통해 황정문 대표와 김상하 부사장은 "우리가 오히려 잘못하지 않은 걸 증명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의혹 제기자에 대한 유감을 드러냈다.
이번 사태의 원인으로 △IT와 엔터의 충돌 △세대 간 단절 △시스템에 대한 깊은 불신 △플랫폼의 정보 미공개를 든 메이저나인 측은 음원 사재기를 못 하는 이유를 밝혔다.
먼저 회계적 관점에서 김 부사장은 "메이저나인은 지난해부터 외감법인이고 회계가 외부감사를 받아야 한다. SNS 바이럴 마케팅을 위한 광고 선전비 지급 내역을 보면 평균 2000만 원 내외로 나와 있다. 하지만 월간 1위곡도 매출이 2억 원에 불과하다. 여기서 마케팅비와 제작비를 빼면 순이익이 남지 않는 수준이다. 행사로 돈을 번다는 이야기도 사실과 다르다. 이를테면 서브 레이블 소속 우디의 경우, 1위를 기록한 가수인데도 그것이 행사 섭외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행사 단가와 매출을 고려하면 순이익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음원 성적으로 본 사실 관계에 대해서도 김 부사장은 "2018년 4월 이후 메이저나인과 인디언레이블에서 발매한 타이틀곡 24곡 가운데 성공한 건 8곡 뿐이다. 손익이 맞은 곡은 2곡, 소위 망한 곡은 14곡이다. 타율이 3할"이라며 "모든 곡을 동일한 방법으로 마케팅 해도 성공한 곡은 많지 않다. SNS 마케팅은 노출을 늘려줄 뿐 성공 보장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SNS 마케팅의 효과는 부정할 수 없다. 김 부사장은 "음원 사이트 주 이용자인 18~24세 네티즌을 타깃으로 삼고 SNS 마케팅을 하고 있다. 가장 인기 있는 페이지의 경우 주간 노출이 약 2억 회로 추정된다. 일반적인 상품과 달리 음원은 곧바로 재생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SNS 바이럴 마케팅은 많은 노출과 초기 트래픽을 보장한다"고 언급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 편집에 대한 억울함을 드러내며 메이저나인은 다시 한번 "6시간 30분에 걸친 인터뷰 외에도 여러 차례 '그것이 알고 싶다' 측에 소명을 위한 메일을 보냈다. 그런데 방송으로는 오히려 우리에 대한 음원 사재기 의혹이 제기됐다. 우리는 사재기 브로커를 만난 적도 없다. 절대 사재기를 한 적이 없다"고 의혹을 강력하게 부인했다.
이호연 기자 ho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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