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도시교통공사의 사장 공개 모집이 결국 무산됐다. 두 차례나 공모를 진행했지만 마땅한 인사를 찾지 못해 당분간 현 고칠진 사장 체제로 운영될 전망이다.
6일 시와 세종교통공사에 따르면 공사 신임 사장 공모가 최종 무산됐다.
공사임원추천위가 최근 신임 사장 2차 공모를 통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원 출신 A씨에 대한 인사 검증을 요청했지만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취업제한 통보를 했기 때문이다.
취업제한의 직접적인 이유는 A씨가 지난 8월 LH 세종특별본부장을 끝으로 퇴직한 만큼 세종교통공사 업무와의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앞서 교통공사 신임사장 1차 공모에도 지원했지만 시는 지원자가 1명 밖에 재공모 절차를 밟았다. A씨는 또 세종시설공단 이사장 공모에도 지원했다. 그러나 취업제한 기간 등의 문제로 부적정 통보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신임 사장 영입이 무산되면서 교통공사는 당분간 현 고칠진 사장이 이끌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일자로 임기가 끝난 고 사장은 현재 직무대행으로 업무에 복귀한 상태다.
사장 공모 무산으로 시가 계획한 교통공사의 기능 재편 작업도 속도를 내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시는 신임 사장 선발과 함께 교통공사 고유 업무에 도시개발기능을 더할 계획이었다. LH 출신인 A씨를 내정한 것도 이런 맥락이었다.
그러나 A씨 영입이 차질을 빚으면서 기능 재편 작업은 고 사장 직무대행이 이끌 것으로 보인다.
이 작업은 최소 몇 달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시개발기능 업무를 추가하려면 시 조례는 물론, 교통공사 정관도 개정해야 한다. 새로운 조직체계도 꾸려야 하는 등 해야 할 일이 많다.
시가 사장 공모를 다시 진행할 지도 관심을 모은다. 하지만 시 입장에선 두 차례의 공모에서 지원자가 A씨 1명에 불과했고, 이마저도 무산돼 부담이 큰 만큼 당장 추진하는 것은 여의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나중에 사장 재공모가 이뤄졌을 때 고 사장이 응모할 지도 관심사다.
고 사장은 시가 대중교통중심도시로서 초석을 다지는데 기여했고, 정부 첫 경영평가에서 최우수등급을 받는 등 적지 않은 성과도 거뒀다. 그가 만든 교통사관학교 모델은 전국적인 벤치마킹 사례로 떠올랐다.
다만 취임 초 일부 도덕성 논란이 불거졌지만 고 사장은 억울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2018년 39일 간 노조 파업으로 촉발된 노사갈등 과정에서 강경대응으로 일관해 원만히 매듭짓지 못했다는 비판도 받는다. 이와 관련, 교통공사는 2018년 노조 파업 당시 불법 행위자에 대한 징계와 관련해 현재 소송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1월 이후 징계 처분한 총 44명의 승무사원 가운데 5명이 불복했고, 이 중 4명에 대해선 공사의 징계가 정당하다는 노동위의 판단이 나왔다.
고 사장은 “연초 전기굴절버스 도입, 조직 재편 등 공사가 해야 할 일이 많다”며 “시와 잘 협의해 직무대행으로서 일단 주어진 일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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