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이 7일 이란사태와 관련 “국제유가는 미국, 이란 간의 긴장으로 상승하는 모습이나 아직까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정부는 석유 수급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관련 업계와 대체 수입선 확보, 비축유 방출 등의 방안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김 차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확대 거시경제 금융회의’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날 회의는 최근 중동지역에서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됨에 따라 정부에서 석유 수급·금융시장 안정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미국이 지난 3일 이란 군부 실세인 가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이란혁명수비대 정예군) 사령관을 공습으로 살해하면서 중동 정세는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이란은 즉각 보복을 선언했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란의 보복공격 시 52곳에 반격할 준비가 돼 있다고 경고한 상태다.
현재 국내에 도입 중인 이란산 원유는 없지만, 이란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국제 유가에는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김 차관은 “향후 금융시장 및 국제유가는 중동지역 동향 및 미국·이란 갈등 전개 상황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될 수도 있다”면서도 “과도한 불안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김 차관은 “석유수급 위기 발생시에는 정유업계 등과 긴밀히 협력해 대체 수입선을 확보할 것”이라며 “그럼에도 위기해소가 어려운 경우에는 정부가 기수립한 비상시 대응 매뉴얼에 따라 비축유를 방출하는 등 비상 대응조치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민간을 통틀어 확보한 비축유는 지난해 11월 말 기준 2억배럴 수준이다.
아울러 김 차관은 “지난해 사우디 석유시설 피습 등 중동 관련 불안 시에도 우리 금융시장은 단기적이고 제한적인 영향을 받으며 강한 복원력을 보여 왔다”면서 “금융·외환시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상활별 금융·외환시장 안정수단을 재점검하면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에는 컨틴전시 플랜에 따라 신속하고 과감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제유가는 6일(현지시간) 장 초반 2%가량 급등세를 보이다가 보합권으로 상승폭을 줄였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0.4%(0.22달러) 상승한 63.2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3월물 브렌트유는 오후 3시30분 현재 0.06%(0.04달러) 상승한 68.6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안하늘 기자 ahn70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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