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결정은 당과 상의” 말 아껴… “文대통령 큰 결심 내려” 평가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인 윤건영 국정기획상황실장이 4ㆍ15 총선 출마를 위해 청와대를 떠난다. 그의 여의도 행은 ‘자기 정치를 시작한다’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여당 내 친문재인계 구심으로서 청와대와의 소통 창구 역할을 할 인사가 절실하다는 여권의 판단이 작용한 인사다. 청와대가 6일 윤 실장 교체를 발표하면서 비서관급 인사만 공개해 ‘윤건영 원포인트 인사’의 모양새를 취한 것에는 윤 실장에 대한 청와대의 깊은 배려가 깔려 있다.
입이 극도로 무거운 윤 실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청와대를 떠나며’라는 제목의 짧은 글을 올려 총선 출마를 공식화했다. 그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려 한다. 이제까지와는 무척 다른 일이다. 저 스스로를 온전히 세우는 일이다”고 썼다. 출마 지역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불출마하는 서울 구로을이 유력하게 거론되지만, 윤 실장은 이날 본보 통화에서 “최종 결정은 당과 상의할 일”이라며 여지를 남겼다.
윤 실장은 문 대통령의 ‘손발’로 불린다. 그간 윤 실장의 총선 출마설이 거론될 때마다 “문 대통령에게 대체 가능한 사람이 없어 불가능할 것”이라는 반론이 따라 나올 정도로 문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웠다. 문 대통령이 “유리그릇 다루듯 다루라”고 지시한 남북문제를 주로 윤 실장에게 맡긴 것이 단적인 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윤 실장은 어떤 사안을 볼 때 ‘대통령은 어떻게 생각하실까’를 우선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귀띔했다. 때문에 문 대통령이 그의 출마를 허락한 것이 그야말로 ‘큰 결심’이었다는 평도 있다.
윤 실장 본인의 출마 의지도 상당했고, 민주당도 그의 출마를 강하게 요구했다고 한다. 총선에서 ‘문재인 바람’을 일으킬 인사가 필요하다는 것이 민주당의 논리였다. ‘86세대’인 윤 실장은 국민대 총학생회장을 지냈고, 1998년 서울 성북구의원으로 정치에 입문한 뒤 2002년 개혁국민정당에 합류해 ‘친노무현 그룹’의 일원이 됐다. 문 대통령과는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행정관, 비서관으로 근무하며 인연을 맺었고, 이후 문 대통령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 등을 맡았다.
한편 수석비서관급인 주형철 경제보좌관도 총선 출마를 위해 조만간 교체된다. 대전 동구 출마가 점쳐지는 주 보좌관은 “당에서 요청 받았고, 결심은 끝났다”고 말했다. 고민정 대변인도 출마하는 방향으로 기운 것으로 알려졌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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