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필하모닉부터 5ㆍ18 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 국악 공연에다 e스포츠 콘서트까지.
세종문화회관이 6일 공개한 올해 공연 레퍼토리를 보면 가장 큰 방점이 찍힌 것은 ‘다양성’이다.
가장 눈에 띄는 공연은 ‘롤(LoL) 게임 콘서트’(11월 27~28일)다. 국내에서 처음 시도되는 공연으로, 전 세계 게임 순위 1위를 자랑하는 e스포츠 ‘리그 오브 레전(LoL)’의 화려한 배경음악을 KBS교향악단의 연주로 만날 수 있는 기회다. 주제에 걸맞게 스마트폰을 끄지 않아도 되는 ‘스마트폰 프리’ 공연으로 진행된다.
개성과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어린이ㆍ가족 공연도 눈길을 끈다. 36개월 미만 영유아와 보호자를 위한 ‘다섯, 하나’(4월 22~26일), 영화의 영상과 오케스트라의 선율이 어우러진 ‘해리포터’ 필름 콘서트(8월 18~20일ㆍ11월 20~22일), 가족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4월 28일~5월 17일) 등이 무대에 올려진다.
묵직한, 전통적 공연도 외면할 수 없다. 11월 3일로 예정된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내한 공연은 지휘자 발레리 게르기예프와 차이코프스키 콩쿠르 우승자 데니스 마추예프가 협연한다. 한ㆍ러 수교 30주년을 맞아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과 수석무용수 김기민이 한국을 찾고(10월 29일~11월 1일), 뮤지컬 ‘모차르트!’가 10주년을 맞아 초연 극장인 세종문화회관으로 돌아온다(6월 11일~8월 9일).
창작 공연은 시대성에 무게를 뒀다. 80세 치매 할머니가 10세 소녀로 돌아가 한국전쟁 당시 헤어진 부모를 찾는 여정을 그린 창작 무용 ‘놋’(3월 12~13일), 로드킬에 숨겨진 이야기를 그린 신작 ‘로드킬 인더씨어터’(4월 17일~5월 3일), 5ㆍ18 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 맞이 국악 공연 ‘바람이 불면 당신인 줄 알겠어요’(5월 23일) 등이 시대의 아픔을 위로한다.
장애인에게 문턱을 낮추기 위한 노력도 계속된다. 뇌성마비 장애를 가진 연출 겸 작가 로버트 소플리 게일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배리어프리 뮤지컬 ‘나의 왼오른발’(11월 11~15일)은 자막, 수화, 음성 해설이 포함돼 있어 신체적 제약이 있거나 자폐를 가진 관객도 관람할 수 있다. 공연장인 M씨어터에는 엘리베이터도 설치된다.
김성규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앞으로 세종문화회관과 산하 9개 단체가 직접 기획, 제작하는 창작 작품의 비중을 늘려 ‘제작 극장’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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