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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콜콜 What] 트와이스 지효 ‘남혐’ 논란…‘웅앵웅’이 뭐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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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콜콜 What] 트와이스 지효 ‘남혐’ 논란…‘웅앵웅’이 뭐기에

입력
2020.01.06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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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위터에서 시작…美배우 토마스 맥도넬이 인용하며 유행 

 극단적 페미니즘 커뮤니티에서도 자주 쓰이며 의미 변질 

걸그룹 트와이스 멤버 지효가 5일 V앱 팬 채팅 중 쓴 내용. SNS 캡처
걸그룹 트와이스 멤버 지효가 5일 V앱 팬 채팅 중 쓴 내용. SNS 캡처

걸그룹 트와이스 멤버 지효가 팬들과 온라인 채팅을 하다 ‘웅앵웅’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면서 6일 ‘남성혐오’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일각에서 ‘웅앵웅’이 극단적 성향의 페미니즘 커뮤니티에서 남성을 비하할 때 쓰는 단어라는 주장을 제기하고 나서면서죠. ‘웅앵웅’. 어감은 귀여운 단어인데요, 어디서 왔고 어떻게 쓰이길래 이렇게 관심을 받게 된 걸까요?

이번 논란은 지효가 5일 V앱 팬 채팅 중 ‘2019 MAMA(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즈)’ 시상식 무대에 오르지 못한 이유를 설명하다 ‘웅앵웅’을 사용하면서 시작됐어요. 당시 지효는 “자꾸 관종 같으신 분들이 웅앵웅 하시길래 말씀드리는데 그냥 몸이 아팠다”며 “저격거리 하나 있어서 재미 있으셨을 텐데 죄송하네, 제가 몸이 아픈 걸 어떻게 할 수는 없더라”라고 적었죠.

이후 일부 팬들은 ‘웅앵웅’이 남성 혐오를 담은 단어라고 주장했고, 그렇지 않다고 반박하는 또 다른 팬들이 맞서면서 설전이 벌어졌어요. 맥락에서 뜻이 어느 정도 유추되시나요? 우선 ‘웅앵웅’은 ‘웅얼웅얼’과 유사한 의미로, 알아들을 수 없는 또는 의미 없는 말을 중얼거리는 것을 표현한 의성어예요. 논리적으로 반박을 하는 대신 상대의 발언을 무시하고 원색적 비난을 할 때, 또는 이 같은 대응을 비꼬는 데 사용되기도 하죠.

‘웅앵웅’의 시초로 알려진 한 트윗(위쪽)과 이를 인용한 미국 배우 토마스 맥도넬(Thomas McDonell)의 트윗. SNS 캡처
‘웅앵웅’의 시초로 알려진 한 트윗(위쪽)과 이를 인용한 미국 배우 토마스 맥도넬(Thomas McDonell)의 트윗. SNS 캡처

이 단어는 한 트위터리안이 2016년 “한국영화 진짜 음향에 신경 안 쓴다”며 “총소리는 ‘빵!’인데 대사는 ‘웅앵웅 쵸키포키’ (이렇게 들린다)”(33****)라고 글을 올리면서 퍼지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어요. 이 트윗은 이날까지 1만8,800여명에게 리트윗 됐는데요. 이후 뜻은 모르지만 한국어를 좋아해서 인상 깊은 단어를 수집하는 미국 배우 토마스 맥도넬(Thomas McDonell)이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웅앵웅 초키포키”라는 글을 올리면서, 재미있다는 반응과 함께 여성 커뮤니티 위주로 더욱 확산되고 유행하게 됐죠.

그러나 극단적 성향의 페미니즘 커뮤니티에서 남성을 비하할 때도 ‘웅앵웅’이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하면서 남성 혐오 단어로 변질됐다는 해석이 나오기 시작했어요. 이와 함께 래퍼 산이가 2018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웅앵웅’이라는 제목의 노래를 발표하면서 이런 이미지가 굳어졌죠. 이 노래는 ‘워마드’, ‘메갈리아’ 등 남성혐오 커뮤니티를 저격한 곡인데요. “논리론 이길 자신 없고 인스타 가계정 악플뿐”, “꼴페미 탈출은 지능순” 등 직접적으로 비난하는 가사를 담고 있어 논란이 됐죠.

지효가 ‘웅앵웅’을 어떤 의미로 사용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이 단어는 남성혐오의 의도 없이도 SNS상에서 여전히 일상적으로 쓰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트와이스 다른 멤버인 나연ㆍ사나ㆍ모모 등은 팬들에게 사과 편지를 쓰는 등 진화에 나섰지만, 지효 측에서는 아직 대응하지 않고 있어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어요. 기발한 유행어가 혐오에 물들게 된 것도, 공인으로서 대중을 상대로 무심코 단어를 사용해 이처럼 파장을 부르게 된 것도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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