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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3만5000원 내고 극장에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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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3만5000원 내고 극장에서 본다

입력
2020.01.07 04:40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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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5월 이탈리아 로마오페라극장에서 초연된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일미디어 제공
2016년 5월 이탈리아 로마오페라극장에서 초연된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일미디어 제공

“실제 오페라 극장보다 더 생생하게 즐긴 것 같아요. 극장에서 오페라 보는 건 처음인데, 기회가 되면 또 보러 오고 싶을 만큼 만족스럽습니다.”

6일 오후 서울 신사동에 있는 영화관 CGV압구정점을 나서던 하모(47)씨는 만족스럽다는 듯이 웃었다. 이날 CGV압구정점 상영작은 이탈리아 작곡가 베르디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La Traviata)’. 2016년 5월 이탈리아 로마오페라극장 초연을 그대로 스크린에 옮긴 것이다.

비록 영상으로 만나는 오페라지만 생동감은 실제 무대 못지않았다. 1막 주제곡 ‘축배의 노래(Brindisi Libiamo)’ 때는 여주인공 비올레타 발레리(프란체스카 도토)의 소프라노, 그의 연인 알프레도 제르몽(안토니오 폴리)의 테너 음색이 입체적으로 들렸다. 눈을 감고 들으면 실제 무대 앞에서 듣는 듯한 착각이 일 정도다. 두 사람의 노래를 떠받쳐 주는 로마오페라극장 오케스트라 연주 또한 중저음 현악기부터 경쾌한 심벌즈 소리까지, 충실하고도 풍성했다. CGV 관계자는 “음질에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어 극장에다 미국 카네기홀과 호주 오페라하우스에 적용된 음향 장비를 구비해 둔 만큼 관객들이 선명한 음질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우 표정을 생생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이날 관람한 양모(47)씨는 “공연장에서 뒷자리에 앉으면 인물들의 형체만 볼 수 있기 때문에 내가 현장에 있다는 사실에 만족하는 편인데, 극장에선 인물의 표정까지 세세히 볼 수 있어 몰입도가 더 크다”고 말했다.

6일 서울 신사동 CGV압구정에서 상영된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장재진 기자
6일 서울 신사동 CGV압구정에서 상영된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장재진 기자

이번 행사는 일회성이 아니다. CGV가 준비한 건 이름하여 ‘월간 오페라’ 프로그램. 이탈리아 오페라 수입ㆍ배급사 ‘일미디어’와 손잡고 매달 전국 8개 상영관에서 다양한 이탈리아 오페라를 선보인다. 이번 달 ‘라 트라비아타’를 시작으로, 다음 달에는 ‘돈 파스콸레’, 3월엔 ‘세비야의 이발사’를 선보인다. 모두 이탈리아 현지에서 성황리에 공연 중인 작품들이다.

사실 극장에서 오페라는 상영하는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메가박스는 2016년 ‘클래식 소사이어티’를, 롯데시네마는 ‘오페라 인 시네마’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상류층 예술’의 대명사인 오페라가 대중문화의 주요 창구인 극장으로 파고드는 명분은 “클래식 대중화, 문화저변 확대”다. 하지만 비교적 한가한 낮 시간대에 차별화된 상품을 제공해 수익성을 제고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영화 보러 오는 손님이 드문 낮 시간에 고급 예술 장르를 끌어들여 수익 다변화를 꾀하는 것이다.

의도야 무엇이든, 오페라 팬에겐 희소식이다. 꽤 괜찮은 작품을 보려면 수십 만원대 표를 구해야 하는 오페라를, 비교적 싼 가격에 즐길 수 있어서다. 라 트라비아타 공연만 해도 3만5,000원에서 시작한다. 상영은 28일까지.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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