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신고 1157만 건… 무응답ㆍ오접속 25%
“여보세요?” 119로 긴급 전화는 걸려왔는데, 정작 답이 없었다. 상황실 요원이 “무슨 일이시죠?”라며 신고자의 상황을 거듭 물어도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건 발걸음 소리뿐이었다.
이처럼 지난해 119로 잘못 걸려온 전화는 총 신고 건수 네 건 중 한 건에 달했다. 무응답(200만756건)이거나 휴대폰 긴급전화가 우연히 눌린 오접속(89만1,734건)이 289만 2,490건을 차지했다. 도움을 요청하며 119에 걸려온 총 신고 건수 1,156만7,173건의 25%에 해당하는 수치다.
소방청이 지난해 긴급 신고 전화 통계를 내 6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무응답ㆍ오접속 신고 건수는 2018년 대비 16.5% 증가했다. 휴대폰 사용자 수가 늘면서 잘못 건 전화 수도 늘고 있는 것이다. 잘못된 신고 전화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소중한 시간이 빼앗기고 있는 만큼 119 신고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지난해 119 신고 건수는 2018년(1,138만4,521건)보다 1.6% 늘었다. 소방청은 “지난해 3분기 태풍 ‘링링’을 비롯해 7개의 태풍이 한반도를 강타하면서 신고 건수가 증가했다”라고 분석했다. 지역별로는 울산이 전년 대비 8.3%, 경북이 6.6%가 올라 신고 건수가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모두 태풍의 영향을 크게 받은 지역이었다.
통계청이 집계한 우리나라 인구는 5,171만명이다. 총 신고 건수로 따지면 지난해 국민 5명 중 1명 이상이 119에 신고 전화를 걸었다. 시간으로 치면 3초마다 한 번씩 신고 전화가 울렸다. 화재로 인한 재산피해는 8,059억 원으로, 전년 5,597억 원에 비해 44%가 증가했다.
늘어난 신고와 달리 화재로 인한 지난해 사망자 수는 284명으로, 전년 대비 23%가 줄었다. 화재 사망자 중 65세 이상 노인은 121명으로, 전체 화재 사망자의 42.6%에 달했다. 김승룡 소방청 화재대응조사과장은 “초고령사회에 대비해 노인 1인 가구 등 안전취약자 거주 시설에 대해 안전관리를 중점적으로 강화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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