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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금희ㆍ최은영 반발에 이상문학상 수상작 발표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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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금희ㆍ최은영 반발에 이상문학상 수상작 발표 연기

입력
2020.01.06 11:29
수정
2020.01.06 12:00
0 0

문학사상사, 6일 기자간담회 일정 취소

‘저작권 양도 요구 따른 수상 거부’ 논란 해명 입장 정리할 듯

김금희 작가. 연합뉴스
김금희 작가. 연합뉴스

6일 예정됐던 이상문학상 수상작 공개가 무기한 연기됐다. 저작권을 일정 기간 양도하라는 출판사 측 요구를 문제 삼아 일부 수상자가 수상을 거부하는 잡음 속에서다. 문학사상사가 1977년 제정한 이상문학상은 국내 대표 문학상 중 하나다.

문학사상사 관계자는 이날 “수상 거부 논란이 있어서 오늘 하려던 제44회 이상문학상 대상 발표 및 수상 작가와의 기자간담회 일정을 일단 취소하기로 했다”며 “논란 관련 입장이 정리되는 대로 다시 일정을 공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 개최가 무산된 건 우수상 수상자인 소설가 김금희(41) 작가가 4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수상집에 작품을 수록하려면 저작권을 출판사에 3년간 양도해야 한다는 계약 조건 하에서는 상을 받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논란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김 작가는 “계약서 조정이 그리 어려운가? 작가를 격려한다면서 그런 문구 하나 고치기가 어려운가? 작가의 노고와 권리를 존중해줄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트위터에 적기도 했다. 소설 ‘너무 한낮의 연애’와 ‘경애의 마음’ 등을 쓴 그는 현대문학과 신동엽문학상, 젊은작가상 등을 받은 전도 유망한 젊은 작가다.

김 작가뿐 아니다. ‘쇼코의 미소’를 쓴 최은영(35) 작가도 “작가들이 더 나은 조건에서 출판사와 관계 맺기를 희망하는 마음으로 상을 받지 않겠다”며 출판사 측에 우수상 반납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문학사상사와 수상자들에 따르면 문제의 ‘저작권 양도’ 문구가 계약서에 들어간 건 지난해 제43회 이상문학상 수상 작품집부터다. 문학사상사는 매년 1월 대상작과 대상 후보작인 우수작을 모아 작품집을 발행한다. 계약서상 수상 작가는 수상작의 저작권을 양도해야 할 뿐 아니라 개인 단편집에 실을 때도 수상작을 표제작으로 내세울 수 없다고 한다. 문학사상사 측은 문제가 된 관련 규정의 삭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상문학상 작품집 저작권 논란이 처음은 아니다. 2000년 문인들의 저작권 관리를 대행하는 한국문예학술저작권협회가 1977~1986년 발간된 이상문학상 작품집에 수록된 일부 작품들이 제대로 양도 계약이 체결되지 않은 채 무단 게재됐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작가들 손을 들어준 적이 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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