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무장단체 알샤바브가 5일(현지시간) 케냐의 미군기지를 공격해 미국인 3명이 사망했다. 미국과 이란 간 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또 한 차례 미군에 대한 테러 공격이 발생,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AP, 로이터 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알샤바브는 이날 새벽 케냐 수도 나이로비에서 동쪽으로 467㎞ 떨어진 도서 휴양지 라무의 군기지 ‘캠프 심바’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캠프 심바는 미군과 케냐군이 함께 쓰는 공동기지다. 기지 인근 비행장을 상대로 4시간 동안 공격이 이어졌고, 항공기 2대와 헬기 2대, 군용차량 여러 대가 훼손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통신은 전했다.
미 아프리카 사령부는 이번 공격으로 미군 1명과 도급업자 2명 등 미국인 3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미 국방부에서 일하던 2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케냐군은 공격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알샤바브 대원 5명을 사살했다고 발표했다. 알샤바브가 기지 시설 내부로 진입하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공격은 지난 3일 이란 군부 실세인 거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 사령관이 미군 공습으로 사망한 뒤 불과 이틀 만에 이뤄져 주목된다. AP는 “알샤바브는 이슬람 수니파 단체로 시아파인 이란이나 이란 대리세력과 연관성이 없다”고 설명했다. 케냐 미군기지 피습은 솔레이마니 전 사령관의 폭사와 직접적 관련이 없다는 것이다.
다만 알샤바브와 같은 급진 테러조직이 이슬람권의 반미 분위기에 편승해 미군 기지에 대한 공세를 강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이 많다. 통신은 전문가를 인용, “알샤바브의 공격은 이란에 전술적 동맹관계를 제안하기 위한 신호로도 해석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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