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말리아의 이슬람 무장단체 알샤바브가 케냐 해안 지역에 위치한 미군과 케냐군 합동기지를 공격했다. 알샤바브는 지난달 28일 소말리아 모가디슈에서 80여명이 숨진 차량 폭탄 테러의 배후로 지목된 단체다. 알카에다와 연계된 이슬람 수니파로 이번 미군 공습으로 타격을 받은 시아파와는 직접 연관성은 없다.
5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알샤바브가 케냐 수도 나이로비에서 동쪽으로 467㎞ 떨어진 해안가 라무에 있는 미군ㆍ케냐군 합동기지 ‘캠프 심바’를 공격했다. 목격자들은 이날 이른 새벽부터 캠프 심바에서 총성이 들리고 검은 연기가 피어 올랐다고 증언했다. 케냐 방위군(KDF)은 “만다 활주로 보안망을 뚫으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무장세력은) 퇴각했다”며 “이 과정에서 4명의 무장세력을 사살했다”고 전했다. 해당 기지에는 100명 미만의 미군 인력이 근무 중으로 이번 공격으로 인한 미군이나 케냐군의 사망자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AP는 보도했다.
알샤바브는 성명을 내고 “알-쿠드스(예루살렘)는 결코 유대인의 장소가 될 수 없다”는 신념의 일환으로 이번 공격에 나섰다고 밝혔다. 이어 “중무장된 군사기지를 성공적으로 공격하고 기지 일부를 점령했다”면서 “이번 공격으로 항공기 7대와 군 차량 3대를 파괴했다”고 밝혔다. 미군과 케냐군 모두에게 심각한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크리스토퍼 칸스 미 아프리카 사령부 대변인은 이런 알샤바브의 주장은 “매우 과장됐다”고 반박했다.
이번 알샤바브 공격와 이란과의 조사하느냐는 질문에 칸스 대변인은 “알카에다와 연계된 알샤바브는 그들 나름의 의제를 갖고 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종파가 다른 양 집단은 오히려 적대적인 관계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다만 ‘반미’ 분위기가 고조된 상황에서 두 세력이 손을 잡으면 전면전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걱정도 제기됐다. 국제분쟁 전문 연구기관인 국제위기그룹(ICG) 소속 라디스 압디 연구원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이번 알샤바브 공격이 이란에 전술동맹을 맺으려고 보낸 신호라면 (성공할 수 있는) 좋은 타이밍”이라면서 “알샤바브-이란 관계 구축은 악몽 같은 시나리오”라고 우려를 표했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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