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설 전까지 모두 통과”… 한국당은 필리버스터로 저지 의지

더불어민주당이 6일 국회 본회의를 열고 검경 수사권 조정안(형사소송법ㆍ검찰청법)과 ‘유치원 3법’(사립학교법ㆍ유아교육법ㆍ학교급식법 개정안) 처리에 돌입하기로 했다. 24일 시작되는 설 연휴 전까지 5개 개혁ㆍ민생 법안을 모두 통과시킨다는 방침이다. 이에 자유한국당이 재차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방해)를 통해 저항할 것으로 예상돼, 여야의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민주당은 이날 지난 연말부터 예고했던 검경 수사권 조정안 처리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동시에 유치원3법을 비롯한 민생법안 처리도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5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일(6일) 본회의가 열리면 국회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검경수사권 조정안과 유치원 3법, 필리버스터가 걸린 184개 민생 법안까지 모두 상정을 요청할 것”이라며 “개혁열차에 다시 시동을 걸어 남은 검찰개혁 입법을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필리버스터를 통한 한국당의 저항이 예상되지만, 지난 연말 국회 때처럼 전략적으로 이를 뚫고 나가겠다는 게 민주당의 구상이다. 2~3일 단위의 쪼개기 국회를 5차례 열고 한 건씩 표결에 부친다는 계획이다. 9일과 13일에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처리하고, 15일과 17일, 19일에 유치원 3법을 차례로 마무리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7, 8일 예정돼 있는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을 위한 인사청문회와 이어지는 임명동의안 처리도 13일까지는 본회의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사실상 굳어진 이낙연 총리의 4월 총선 출마를 위해서는, 공직자 사퇴시한인 16일까지 교체가 이뤄져야 한다는 게 민주당 입장이다.
지난 연말 국회에서 예산안 처리를 시작으로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 처리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던 한국당은 이를 재현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다만 필리버스터 외에 여권의 법안 처리를 막기 어렵다는 현실적 고민도 읽힌다. 심재철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안 필리버스터 시행 여부에 대해 “구체적 결정은 안됐지만, 지금까지 해온 기조를 바꾸겠다는 얘기까지는 못 들었다”고 즉답을 피했다. 민생법안 처리와 관련해서도 “언제라도 최우선 처리한다는 입장이다. 최근 들어 민생법안 먼저 처리하자는 제안을 (민주당으로부터) 받은 바 없다”고 말했다. 다만 심 원내대표는 “자기들(민주당)이 급해서 예산안, 선거법, 공수처법을 일방적으로 가장 먼저 올려 처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어떤 방식으로든 민주당의 법안 처리 시도에 호락호락하게 당하지만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이혜미 기자 herstory@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